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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시… 북카페, 가을을 맞다

입력 : 2011-10-20 19:43:11 수정 : 2011-10-20 19: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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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도 분위기 낯설지 않고 편안
작가들 낭독회·독자와의 만남 행사

책값 할인· 무선랜 제공 서비스도
조용한 음악을 배경으로 오래된 잉크 냄새와 진한 커피향이 어우러진 곳, 책 넘기는 소리가 듣기 좋은 곳, 가을이면 왠지 더 발길이 끌리는 곳. 번잡함도 옆자리의 소란스러운 세상 얘기도 없고, 약속 없이 혼자 커피를 시켜도 낯설지 않은 곳, 북카페다. 북카페에서는 작가들이 낭독회나 독자와의 만남 등의 행사를 열기도 하고, 서점보다 할인된 가격에 책을 판매하기도 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다.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대부분 북카페가 무료로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어 노트북을 가져와 조용히 공부하거나 작업하기에도 좋다. 올가을 가볼 만한 북카페 명소를 소개한다.

홍대 명소였다가 상수동으로 이전한 ‘이리 카페’.
허정호 기자
#이리(YRI) 까페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에서 따온 이름의 빈티지 스타일 북카페. 2004년 홍익대 산울림 소극장 인근에 문을 연 뒤 홍대 명소가 됐다가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2009년 10월 상수동 주택가 골목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홍대 시절부터 꾸준히 드나들던 작가, 영화감독, 가수, 화가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이 꽤 많다. 저자와의 만남, 낭독회뿐 아니라 판소리, 재즈 등 음악 공연과 전시가 열리는 등 홍대 특유의 감성이 녹아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촬영장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예술가들이 많이 드나드는 만큼 건축, 디자인, 패션 등 다양한 예술서적들이 많고 헌책방에서도 찾기 힘든 옛날 서적이나 수필집 등도 찾아볼 수 있다. 홍대 인근 예술가들이 기고한 글과 그림, 사진 등을 실은 무가지 ‘월간 이리’를 자체 제작해 매달 출간한다. 커피와 토스트뿐 아니라 맥주와 간단한 안주류도 판매한다. (02)323-7861, 마포구 상수동 337-4

문학동네가 운영하는 홍대 주차장 길가의 ‘카페 꼼마’.
#카페 꼼마


지난 3월 홍대 주차장 골목에 문을 연 ‘카페 꼼마’는 출판사 문학동네가 운영하는 북카페다. 1층과 2층을 과감하게 터 세운 15단 책장이 통유리 너머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곤 한다. 2층 역시 벽 한면을 책장이 채우고 있다. 총 4000여부의 책은 문학동네와 문학동네 계열사 것이 대부분이지만 다른 출판사 책들도 구비하고 있으며 매달 50권 정도 신간이 들어온다.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곳인 만큼 저자와의 만남 등 책 관련 행사가 자주 열리고 홍대 주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황석영, 김훈, 은희경, 김연수, 김민정, 김경주 등 작가들이 자주 들렀으나 야외 테라스를 제외한 실내 공간이 금연구역으로 바뀌면서 작가들의 발길이 조금 줄었다고.

유통 과정에서 생긴 작은 하자를 보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리퍼브 도서(Republished Book)를 정가의 절반 가격에 판매해 읽고 싶었던 책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커피는 그날그날 바로 볶아서 서비스하며, 아메리카노와 3층 박찬일 셰프가 운영하는 이태리 식당 ‘라꼼마’에서 공수해오는 티라미수가 인기 메뉴다. 여름철 한정메뉴로 선보였던 망고와 자몽을 갈아 만든 셔벗 ‘한여름밤의 꿈’은 호응이 좋아 4계절 서비스한다. (02)323-8555,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27

판매 수익금 전액이 국제아동구호사업에 쓰이는 강남역 인근 ‘유익한 공간’.
#유익한 공간


새로운 카페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강남역 인근의 CGV 언덕길 끝까지 걸어가면 3층 집을 개조해 만든 분홍색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붐비는 강남역과 넓은 정원까지 끼고 있는 호젓한 북카페의 모습이 이질적이어서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다. 국제아동돕기연합에서 운영하는 이 카페는 “젊은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2009년 12월 문을 열었다. 카페 곳곳에 큰 눈망울에 해맑은 아이들의 사진이 걸려 있지만 구호 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기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커피나 식사를 하고 난 뒤 지불하는 금액이 모두 탄자니아 지부의 아동구호사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이름처럼 ‘유익한 공간’이다. 테라스에 앉아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기분도 괜찮다.

5000원 이상 주문하면 기본 3시간은 무료이고, 이후 1시간에 1인당 1500원의 추가 후원금을 받는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설탕 대신 꿀이나 견과류를 많이 쓰는 이 집의 자랑거리는 밤비노 피와 카레몽이다. (070)8256-0744, 강남구 역삼동 616-11

#P532

신사동 가로수길 532에 위치해 붙여진 이름. 창 밖으로 근사하게 차려 입고 캣워크 하듯 바쁘게 지나가는 젊은 남녀의 모습이 패션쇼를 연상케 하는 반면 카페 내부는 전혀 다른 세상처럼 고요하다. 테이블마다 각기 다른 모양의 스탠드가 놓여 있어 늦게까지 책 읽기도 좋고 곳곳에 콘센트가 있어 노트북으로 작업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혼자 오는 사람들을 위해 1인용 좌석도 넉넉하게 마련해놨다. 카페 곳곳에 아기자기한 캐릭터 소품과 디자인 문구들이 진열돼 있고, 한쪽 벽면에는 흔적을 남기고 간 손님들의 쪽지가 빼곡히 붙어 아늑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낸다. (02)516-5320,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2

거대한 책장이 책의 숲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주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의 ‘포레스타’.
연합뉴스
#포레스타(Foresta)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3층 높이의 거대한 책장이 도서관을 연상하게 하는 파주 헤이리 마을 내 북카페. 이탈리아어로 ‘숲’을 뜻하는 카페 이름처럼 마치 책의 숲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높이 6m, 길이는 무려 20m나 되는 책꽂이에 진열된 책은 총 1만2000여권, 2억5000여만원어치라고 한다. 신사동 사옥에서 파주로 이사온 출판사 한길사가 지난 4월 오픈, 1980년대부터 출판한 인문사회 및 예술교양 계열 책이 망라돼 있다. 주중에는 혼자 찾는 젊은 손님이 많은 반면 주말에는 헤이리 마을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아 동화책도 많이 비치해 놨다. 북카페와 서점이 연결돼 있어 사고 싶은 책은 바로 가서 구매하면 된다. 살라미 샌드위치와 햄치킨 샌드위치가 인기 메뉴. (031)949-9303,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예술마을 헤이리 1652-136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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