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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 돈 내놔라"…영업정지 저축銀 고객 몰려 '항의'

관련이슈 저축은행 7곳 영업정지

입력 : 2011-09-19 14:39:07 수정 : 2011-09-19 14: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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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돈 한 푼이 없는데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겁니까?"

금융위원회가 토마토, 제일 저축은행 등 7개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발표하고 첫 영업일인 19일 저축은행마다 불안해하는 예금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예금자 설명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프라임저축은행 지점. 가로 세로 10여 미터 남짓한 설명회장 안에는 100여 명의 예금자들이 몰려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설명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마련된 의자가 20여개 밖에 마련되지 않아 예금자들은 "고객들을 찬 바닥에 앉게 할 거냐, 이렇게 홀대 할 줄 알았으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예금자들은 예금보험공사 직원이 가지급금 지급 절차와 보상 등에 관한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질문을 쏟아냈다.

"가지급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냐?", "가지급금 받으면 계약은 자동 해지되는 것이냐?", "가족 명의로 통장을 여러개 만들었는데 모두 보호 받을 수 있냐" 등의 다양한 질문들을 토해냈다. 예금보험공사 직원은 예금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일부 예금주들은 예금보험공사 직원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급기야 흥분한 10여 명의 예금자들이 발언대 앞까지 나와 소리를 지르며 거세게 항의해 설명회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예금자 대부분은 설명회를 듣고도 궁금증이 제대로 해소가 되지 않는 듯 인상을 찌부린 채 분통을 터트렸다.

설명회장을 찾은 서모(40·여)씨는 "이 은행과 거래했다고 집에서 쫓겨날 판"이라며 "지금 당장 돈 한 푼이 없는데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모(52)씨는 "한푼 두푼 어렵게 모은 돈이 일순간에 날아갈 판인데 어느 누가 가만히 있겠냐"며 "차라리 저축은행을 모두 폭파시켜 버려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설명회를 찾은 예금자 대부분은 저축은행과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모(60·여)씨는 예금보험공사 직원을 향해 "내가 얼마 전에 문의를 했을 때 분명히 괜찮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제1금융권은 이자가 물가인상도 못 따라가서 저축은행에 돈을 맡겼는데 예금보험공사도 금감원도 모두 한통속"이라며 부들부들 떨었다.

프라임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 두 군데에 예금을 했다는 이모(62)씨는 "프라임은 회장까지 나서 걱정하지 말라고 고객들을 안심시켜놓고 이렇게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게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장회사라서 괜찮겠지 했는데 결국에는 사기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예금보험공사 직원이 "주로 노년층이나 컴맹이신 분들이 직접 오시는데 자식이나 조카한테 부탁해서 인터넷으로 가지급금 신청해달라고 하면 된다"는 발언을 하자 예금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시각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일2저축은행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예금자들은 대부분 어두운 표정을 한 채 철문이 내려진 저축은행 입구에 붙어 있는 설명회 안내문을 유심히 읽고 있었다.

설명회장을 찾은 예금자들은 "5000만원까지의 예금은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는 예금보험공사 직원의 설명에 다소 안도한 분위기지만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부 김모(55·여)씨는 "한 달 전에 예금이 만기라 돈을 찾으려고 했는데 안전하다고 안심을 시켜서 믿고 재계약을 했다"며 "심지어 얼마 전에는 이율을 더 높여줄테니 예금을 더 하라는 문자가 왔는데 지금 생각하니 정말 황당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55)씨는 "영업정지소식을 듣고 전화를 했는데 연결이 잘 안 돼 답답한 마음에 찾아왔다"며 "가득이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가지급금을 받으면 이자부분에서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5000만원 미만의 금액은 모두 보장받을 수 있으니 믿고 필요하신분만 가지급을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일2저축은행 전 지점은 오는 22일부터 가지급금 순서표를 지급한 뒤 은행에 도착한 순서에 따라 가지급금을 2000만 원 내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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