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통계 착시’에 빠진 대한민국
국내 출산 관련 통계의 오류 가능성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장은실 교수팀이 지난해 7월 조사한 전국 82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현황과 통계청 자료를 비교해 보더라도 금세 드러난다. 2009년 82개 병원에 입원한 극소체중 신생아 숫자가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극소체중 신생아 숫자보다 100여명이나 많았다.
14일 장 교수팀의 ‘신생아중환자실 실태 조사 및 생존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82개 병원에서 2009년 한 해 신생아 3만344명이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 중 2.5㎏ 미만의 저체중은 1만810명, 1.5㎏ 미만의 극소체중은 268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통계청이 각각 집계한 2009년 저체중, 극소체중 신생아(2만1954명, 2532명)의 49.2%, 105.8%에 해당하는 수치다. 통계청 통계에 잡히지 않은 고위험 신생아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 통계는 일본과 미국과 비교하더라도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2006년 출생아 중 저체중 비율은 10%, 극소체중 비율은 0.8%에 달했다. 미국도 저체중과 극소체중 비율이 각각 7.9%, 1.4%였다. 우리나라는 2009년 이 비율이 4.9%, 0.6%로, 세계 최고수준의 출산의료체계를 갖춘 일본보다도 낮다.
전문가들은 이를 ‘알래스카 통계 착시’로 설명한다. 미국에서 워싱턴은 대학병원과 의과대가 소재하는 등 최고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춘 반면 알래스카는 NICU가 1곳뿐이며 의과대는 아예 없다. 그런데 1991년 신생아 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알래스카 8.6명, 워싱턴 20.1명으로 정반대 결과가 나타난다. 이는 알래스카에선 NICU가 부족해 살릴 수 있는 미숙아들이 아예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숨진 결과로 분석된다. 숨진 미숙아들이 신생아 사망률을 계산할 때 분모와 분자에서 누락되므로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 이광선 교수는 취재팀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A병원에 1㎏ 미만의 신생아 1000명, B병원에 3.0∼3.8㎏의 신생아 1000명이 있다고 칠 때, 신생아 사망률은 A병원이 대략 300∼600명으로 나오는 데 비해 B병원은 2∼3명으로 극히 낮게 나오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특별기획취재팀=박희준·신진호·조현일 기자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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