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술 대신 차 올리고… ‘정성’ 차린 후 추모예배

입력 : 2011-08-31 04:36:31 수정 : 2011-08-31 04:36:31

인쇄 메일 url 공유 - +

불교와 천주교 추석명절 차례 어떻게 지내나
민족의 명절인 추석(9월 12일)을 맞아 불교계가 추석 차례(茶禮)를 보급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9월 5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산하 불교생활의례문화원이 주관하는 ‘불교식 명절차례 시연회 및 설명회’가 열린다. 이어 7일에는 저잣거리 포교를 내건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자리한 한국불교태고종 열린선원이 마포 BBS 불교방송 3층 법당에서 추석명절 차례 시연법회를 연다. 천주교는 한가위에 맞춰 전국 각지의 성당과 묘원에서 조상을 위한 합동 위령미사를 일제히 거행할 예정이다. 불교, 천주교와 달리 개신교에서는 감사예배를 올리는 것으로 한가위 조상에 대한 예를 대신한다.


불교식 명절 제사 보급 운동을 벌이고 있는 열린선원 원장 법현 스님.
◆ 불교는 술 대신 차 권장

해마다 추석 명절이면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등 불교계에서는 종단별로 추석날 사찰 등에서 합동 차례나 합동 다례제를 올린다.

하지만 개별 가정으로 가면 아직 표준화한 방식이 널리 보급돼 있지 않다.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조차 표준화한 가정 제사 지침을 마련 중이며, 불교생활의례문화원이 나서 ‘불교식 가정제사 표준화를 위한 공청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9월 5일 오후 2시 조계사 옆 조계종 전법회관에서 열리는 ‘불교식 명절차례 시연회 및 설명회’에서는 간편한 의례절차와 함께 제사 표준지침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불교식 가정제사 기본 지침에 따르면 기제사·명절제사의 대상은 조상 2대까지로 한다. 고인에 대해 절을 올릴 때는 3배를 하며, 술 대신 차를 올리고 3배를 한다. 

술 대신 차를 올리는 불교식 차례상.
상차림은 간소함을 원칙으로 하고 고기·생선류는 제외한다. 육법공양물에 해당하는 향, 초, 꽃, 차, 과실, 밥을 올리고, 국, 3색나물, 3색 과실을 갖춘다. 불교 제사는 꽃을 갖춤으로써 육법공양물을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

조계종에 앞서 20여년 전부터 불교식 명절 제사법을 보급해온 태고종 열린선원의 법현 스님은 “차례는 차를 올리면서 드리는 예”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라 경덕왕 시절 충담 스님이 부처님께 차를 올렸다는 기록을 비롯해 조상님 사당에 며느리가 차를 올리도록 한 고묘(告廟) 등 역사적 근거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특히 조선시대 유학자이자 사후에 이조판서에 추중된 한재 이목 선생 집안에서도 차를 올렸고, 그 후손들은 현재 숭늉 대신 차를 올려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만 올리자는 뜻이 아니라 술을 올리더라도 차를 빼놓지는 말자는 의미”라며 “상차리기는 조상님이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는 음식을 순서대로 진설하는 것과 정성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주교의 명절 미사는 가톨릭 전례와 한국인의 전통 제례가 융합된 모습을 보여준다.
◆ 형식보다는 정성을 강조하는 천주교

“설이나 한가위 등의 명절에는 본당 공동체가 미사 전이나 후에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조상에게 대한 효성과 추모의 공동 의식을 거행함이 바람직하다.”(‘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135조 2항)

천주교는 모든 교회가 같은 성경 말씀과 그날의 고유한 기도로 같은 미사를 봉헌하게 돼 있다. 하지만 토착화 차원에서 한가위와 설에 맞는 고유한 기도와 성경 말씀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전통 제례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명절이나 탈상, 기일 등 특별한 날에는 가정의 제례보다 위령미사를 우선해 봉헌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도 성당에서 ‘합동 위령미사’를 올린다. 이를 통해 떠나간 조상을 위로하며, 성당에 따라서 음식을 제대 앞에 차려놓고 미사를 봉헌하기도 한다.

2003년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펴낸 ‘상장예식’에 따르면 차례상은 정성껏 차리되, 형식을 갖추려 하지 말고 평소에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권하고 있다. 차례상에는 촛불(2개)과 꽃을 꽂아 놓으며 향을 피워도 된다. 벽에는 십자고상(十字苦像)을 걸고 그 밑에 조상 사진을 모신다. 사진이 없으면 이름을 정성스럽게 써 붙이면 된다. 이어 성호를 긋고 성가를 부르고 독서(요한복음 등 성서구절을 선택해 봉독하기), 가장의 말씀, 부모·자녀·가정·부부를 위한 기도 등을 거쳐 차례 음식을 음복하고 성호를 긋는 것으로 차례를 마친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조이현 '인형 미모 뽐내'
  • 키키 지유 '매력적인 손하트'
  • 아이브 레이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