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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명찰 박탈 또다른 ‘열외’ 조장할 수도

관련이슈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입력 : 2011-07-18 23:45:21 수정 : 2011-07-18 23: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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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병영혁신 효과 있을까 최근 총기 사건과 연이은 자살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해병대가 18일 병영혁신 대토론회에서 고강도 개혁 카드를 공개했다. 구타와 가혹행위를 한 병사는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명찰(붉은 명찰)’을 박탈하는가 하면 해당부대를 해체하는 방안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일부 처방은 최근 비판적 여론에 몰려 내놓은 미봉책일 뿐 실현 가능성이 작고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해병대가 공개한 병영혁신 추진계획에 따르면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병영 악·폐습을 척결하기 위한 특별명령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하달할 예정이다. 전 장병으로부터 명령이행 각서를 수리하고 이를 위반하면 명령 위반죄로 엄중처벌할 방침이다. 앞으로 구타와 폭언, 욕설, 집단따돌림, 기수열외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해병대 병사는 사령관 특별명령 위반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반자는 해병대원을 상징하는 빨간 명찰을 일정 기간 떼어내고 사령부 직권으로 다른 부대로 전출된다.

쓴소리 경청하는 장교들 추락하는 해병대가 18일 김포 해병대 2사단에서 머리를 맞댔다. 김관진 국방장관에서부터 일개 해병대 사병에 이르기까지 서열을 따지지 않았다. 화두는 총기사건으로 얼룩진 해병대 병영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토론회 내내 분위기는 무거웠고 비장함이 느껴졌다. 이날 토론회 도중 기수문화의 폐해를 지적하는 한 병사의 발언을 해병 영관장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김포=사진공동취재단
해병대원이 빨간 명찰을 달지 않으면 사실상 ‘유령 해병’과 마찬가지로 전례가 없는 큰 벌칙으로 꼽힌다. 해병대는 가입소 기간을 포함한 총 7주간의 신병훈련기간 중 극기훈련이 끝나는 6주차 금요일에 빨간 명찰을 달아주며 비로소 해병대의 일원이 됐음을 인정한다.

일각에서는 비위 해병대원의 빨간 명찰 박탈은 또 다른 ‘열외’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정 기간 빨간 명찰이 떼어진 병사는 문제 사병으로 공식 낙인이 찍히는 셈”이라면서 “이 병사는 해병대 전체로부터 공식적으로 따돌림을 받을 우려가 있어 또 다른 폐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해병대는 또 구타와 폭행 등이 적발되면 아예 해당 부대를 해체할 계획도 우선시행 과제로 지정했다. 비위 병사가 소속된 부대와 그 지휘관에게 관리 책임을 물어 부대를 해체하고 재창설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해병대사령관이 부대를 해체, 재창설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그 결과에 따라 시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오후 경기 김포시 월곶면 해병대 2사단 필승관에서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에 참석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뒷줄 왼쪽부터)과 김관진 국방장관,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병대는 이와 함께 병영생활 수칙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병 상호 간의 명령 금지와 구타·가혹행위 금지, 언어폭력 근절, 성 군기 위반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육군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논란이 된 해병대 기수를 폐지하는 방안은 이번 추진 계획에서 빠졌다. 대신 오도된 기수 개념을 정밀 진단해 긍정·부정 측면을 도출한 다음 해병대 특성과 전통에 맞는 신 기수 개념을 정립하기로 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병영내 악·폐습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뼈와 살을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이번이 해병대의 실추된 명예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고강도 병영문화 혁신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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