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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로 군기 잡는 해병대… 어떻게 강군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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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7-19 02:47:12 수정 : 2011-07-19 02: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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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문화혁신 대토론회 金국방 “악습 강력히 척결”…위반땐 ‘붉은 명찰’ 박탈 “해병대에는 기수나 구타, 가혹행위가 군기를 유지하기 위해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를 바로잡지 않고서 어떻게 강한 군대로 거듭날 수 있겠습니까.”

18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2사단 필승관에서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혁신 토론회’에 참석한 해병대 1사단 소속 신현진 상병의 질타였다. 이 자리에는 김관진 국방장관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유낙준 해병대사령관까지 참석해 있었다. 영내였다면 눈도 마주치지 못했을 사병의 쓴소리에 ‘하늘 같은’ 상관들이 움찔했다. 일부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자료만 뒤적였다.

“기수문화는 악습이 아닌 아름다운 전통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신 상병의 마지막 발언은 해병대 기수 개념 재정립의 시급함을 알렸다.

군 토론회 등에서 사병의 목소리가 가감없이 전해지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해병대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김 장관은 구타와 가혹행위, 집단 따돌림을 인권유린 범죄로 규정하고 강력한 척결 의지로 화답했다. 그는 “가혹행위로 몸만 다치는 게 아니고 정신이 망가져 버린다. 그 때문에 되돌림의 폭력이 나타나 여러 사람을 상하게 한다”면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고 가해하고 즐기는 사람은 범죄자”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구타, 가혹행위, 집단행위가 누구로부터 촉발될 때에는 ‘그가 해병대를 갉아먹는 죄인’이라는 생각을 하길 바란다”며 “이런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지 못하면 선진 군대로 올라설 수 없다”고 덧붙였다.

쓴소리 경청하는 장교들 추락하는 해병대가 18일 김포 해병대 2사단에서 머리를 맞댔다. 김관진 국방장관에서부터 일개 해병대 사병에 이르기까지 서열을 따지지 않았다. 화두는 총기사건으로 얼룩진 해병대 병영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토론회 내내 분위기는 무거웠고 비장함이 느껴졌다. 이날 토론회 도중 기수문화의 폐해를 지적하는 한 병사의 발언을 해병 영관장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김포=사진공동취재단
해병대는 이 자리에서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고강도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해병대 사령관이 병영 악·폐습 철폐를 위해 특별명령을 하달할 예정이며 이를 위반하는 장병은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명찰(붉은 명찰)’을 박탈하고 소속 부대를 해체하는 내용이 담겼다.

토론 참석자들 가운데는 해병대 기수문화를 질타하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 많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정상영 사무관은 “기수는 사회적 위계로 어디나 존재하지만 사적 명령이나 지시를 할 수 없는 공식 채널인데 마치 사적 지시를 할 수 있는 통로로 용인돼 문제”라고 주장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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