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年10% 성장…의료·소방로봇 육성 시급
로봇산업은 반도체·전자·자동차에 이어 미래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릴 핵심동력이다. 정부가 로봇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대책을 쏟아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로봇산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선진국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걸음마 수준이다. 특히 고성장이 기대되는 전문서비스용 로봇(특수 로봇)은 철저히 외면 당하고 있다. 투자가 미미한 것은 물론이고 기술개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로봇 강국’이 되겠다는 정부 계획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수 로봇은 의료·소방·국방·경비·재난구조 등의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분야다.
14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특수 로봇 시장 선점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이 부문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 26억달러에서 연평균 15%씩 성장, 2020년 120억달러(약 21조원)로 팽창할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관련 시장이 2025년에 209억달러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진국들은 이 때문에 특수 로봇 시장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제대로 된 기반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특수 로봇 기업 수는 32개로 전체 로봇 기업(260개)의 12%에 불과하다. 전체 로봇 시장(1조2419억원 규모)에서 특수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도 1.9%(231억원)에 그쳤다. 기업 규모도 매우 영세해 32개 업체 중 매출액 50억원 이상인 곳은 하나도 없었고 1억원 미만 17곳, 10억원 미만 10곳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특수 로봇 분야의 연구개발 금액은 2008년 270억원에서 지난해 96억원으로 급감했다. 대부분 기업이 영세하고 전문인력 수급이 되지 않다 보니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와 달리 1990년대 인간형 로봇 등 개인서비스 로봇 개발에 몰두했던 일본은 최근 특수 로봇 연구개발 쪽으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
이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특수 로봇 시장은 수요가 무궁무진해 높은 성장이 예상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외국 기업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하기 전에 서둘러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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