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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로, 노래로…한자 재미있게, 조는 아이 없어요”

입력 : 2011-07-04 19:29:12 수정 : 2011-07-04 19: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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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충암중 김종필 한문교사
“한자가 너무 쉽고 재미있어요.”

서울 충암중 학생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학습에 흥미를 느끼니 한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실력도 쑥쑥 늘어난다. ‘한자공부는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김종필(사진) 한문교사의 독특한 수업방식 덕이다.

김 교사의 수업은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한 퀴즈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자를 반복해 읽고 쓰고 외우는 방식과 거리가 멀다. 김 교사는 ‘愛情(애정)’과 관련해 ‘愛’ 자를 가르칠 때 먼저 강아지와 타조 등 동물이 사랑하는 모습의 사진을 여러 장 보여준다. 사진에는 ‘愛情’이라는 글자도 크게 쓰여 있다. 학생들은 사진을 보며 자연스럽게 한자를 익히고 더 오래 기억한다. 그 다음에 ‘愛國’(애국), ‘友愛’(우애) 등과 같은 추가 단어를 퀴즈로 배운다. 김교사가 한자 뜻을 설명하면 학생이 한자어를 맞히는 식이다. 문제를 맞힌 학생에게는 사탕 등이 선물로 주어진다.

이 학교에서는 노래를 통해서도 한자를 배운다. 한자에서 부수가 매우 중요한데, 214자에 이르는 부수는 여러 차례 써 봐도 헷갈린다. 따라서 김 교사가 생각해 낸 것이 노래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선율에 가사를 붙여 외울 수 있게 했다. 그림카드도 활용한다. 앞면에 한자를 설명하는 그림을 보여주면 학생들이 답을 맞히는 식이다.

한문과목 수행평가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1학년생에게는 미래 자기 모습을 꿈꾸며 한자로 된 명함을 만드는 과제가 주어졌다. 치과의사를 꿈꾸는 한 학생은 자기 프로필과 사진 등을 활용해 꾸몄다. 2학년생에게는 훗날 자신의 직업을 홍보하는 광고지를 만들도록 했다. 제과점을 할 때 빵을 많이 팔기 위한 전략 등을 광고지에 한자로 적어야 한다.

김 교사는 2008년 이 학교에 부임했을 때만 하더라도 학생 참여가 낮아 자괴감이 들었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졸거나 교과서조차 준비하지 않은 학생이 비일비재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 시중에 나온 한자 교재를 모두 분석했다. 그리고 재미있는 방법만 골라 수업에 적용했다. 다양한 수업자료를 만들다 보니 늘 밤늦게 퇴근했다. 지금은 학생들이 한문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김 교사는 “한자를 읽고 쓰는 방식으로 무작정 외우는 것은 과학시간에 실험도 하지 않은 채 실험결과를 외우는 것과 똑같다”며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한자어를 중심으로 재밌게 배워야 시간이 좀 더 걸릴지라도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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