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맛집에 별점을 매기는 미슐랭가이드가 처음으로 한국 식당들을 소개하는 등 한식 세계화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한식 세계화는 특급호텔이나 대형식당만 앞장선다고 될 일은 아니다. 개개인이 한식을 알리는 데 작은 힘을 보태야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 글로벌, 다문화 시대를 살면서 외국인 친구나 손님을 집으로 초대할 일도 많아졌다. 이럴 때 맛있고 아름다운 한식을 잘 대접하는 것만으로도 한식 세계화에 이바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어떤 음식을 내놓아야 할지 고민이라면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한식 중 하나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비빔밥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동서양의 식재료를 조화시킨 비빔밥부터 한 폭의 그림을 보듯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비빔밥, 제철 재료를 활용한 색다른 맛의 비빔밥을 소개한다. 미슐랭가이드 한국편에 소개된 퓨전 한식당 ‘정식당’, 6성급 호텔 파크하얏트의 ‘더 라운지’,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가 비빔밥을 각자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어떤 음식을 내놓아야 할지 고민이라면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한식 중 하나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비빔밥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동서양의 식재료를 조화시킨 비빔밥부터 한 폭의 그림을 보듯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비빔밥, 제철 재료를 활용한 색다른 맛의 비빔밥을 소개한다. 미슐랭가이드 한국편에 소개된 퓨전 한식당 ‘정식당’, 6성급 호텔 파크하얏트의 ‘더 라운지’,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가 비빔밥을 각자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 |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비빔밥 콜렉션’. 파크하얏트 제공 |
둥근 사발에 수북이 담아 먹는 비빔밥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시각적으로 재해석했다. 재료는 보통 비빔밥처럼 각종 나물과 버섯, 고기 등이 들어가지만 먹기 아까울 정도로 비빔밥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비빔밥은 깊이 파인 둥근 대접에 비벼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스테이크처럼 접시에 담아올린 모습이 한국화를 연상케 한다. 재료들을 모두 섞어 비벼먹을 수도 있고, 취향에 따라 원하는 재료를 하나씩 골라 고추장에 찍어 먹을 수도 있다.
재료;밥, 소꼬리 테린, 각종 봄나물, 은행, 잣, 대추, 메추리알, 죽순, 목이버섯, 송이버섯, 더덕, 도라지, 당근, 고추장 소스.
만드는 법;①각종 버섯과 봄나물들은 살짝 데치고, 소꼬리 테린은 얇게 잘라놓는다.
②접시 중앙에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둥글게 펼치고 그 위에 버섯과 나물, 죽순 등을 가지런히 올린다.
③밥 주위를 소꼬리 테린, 잣, 은행, 대추, 나물 등으로 꾸며준다.
④고추장 소스를 붓으로 그리듯이 접시에 뿌려 마무리한다.
![]() |
푸아그라와 열무청이 만나 동서양의 오묘한 조화를 만들어낸 정식당의 ‘샹젤리제 비빔밥’. 지차수 선임기자 |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비빔밥 같지만 프랑스를 상징하는 샹젤리제가 이름에 들어간 데서 알 수 있듯 동서양의 조화를 콘셉트로 비빔밥을 재해석했다.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풍미를 제공하기 위해 프랑스의 대표적인 고급 식재료인 푸아그라(거위 간)가 들어가는 것이 포인트다. 푸아그라와 열무청, 콩나물 등 한국적 재료들은 상극일 것 같지만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푸아그라는 그냥 먹으면 느끼하지만 볶으면 고소한 향이 나면서 참기름 역할을 대신한다. 느끼함은 열무청이 잡아주고 여기에 고추장 대신 레드와인 소스를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더했다. 외국인 손님들에게 극찬을 받았던 정식당 대표 메뉴로 한국 음식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외국인 손님을 초대할 때 시도해볼 만하다.
재료;불린 쌀, 표고버섯, 푸아그라, 치킨스톡, 열무청, 콩나무 무침, 토마토, 파슬리 가루, 메추리알, 레드와인 소스.
만드는 법;①불린 쌀과 표고버섯에 치킨스톡을 넣어 3분의 2 익을 정도로 볶는다.
②달궈진 팬에 푸아그라를 볶다가 ①을 넣어 함께 볶는다. 치킨스톡으로 묽기를 조절해 리조또처럼 녹진하게 완성한다.
③완성된 밥 위에 열무청, 콩나물무침, 토마토, 파슬리 가루 등의 고명을 둥근 모양으로 올린다.
④고명 위에 레드와인 소스를 뿌리고 생 메추리알을 올린다.
![]() |
제철재료를 활용, 바다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멍게 비빔밥’. 롯데호텔 제공 |
5∼6월 가장 맛이 좋은 멍게를 주재료로 해 바다향이 물씬 풍기는 비빔밥이다. 멍게의 비릿한 향은 신선한 채소가 잡아주고, 일반 된장보다 유산균이 10배 이상 많은 빠금장(옛날 부뚜막에 띄워 먹었던 된장)에 비벼먹으면 춘곤증으로 떨어진 입맛이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5∼6월에는 높은 수온으로 멍게의 상큼한 향과 달콤한 맛을 내는 타우린의 함량이 높아진다. 타우린은 항암효과와 체력 보강, 식욕 증진에 도움이 되고 야채와 함께 섭취했을 때는 장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재료;밥, 밤, 대추, 인삼, 은행, 멍게, 로메인, 쌈추, 양파, 치커피, 김채, 달래채 등 각종 야채, 빠금장(된장, 마늘, 파, 고춧가루, 김치국물, 액젓, 매실액)
만드는 법;①밤과 대추, 인삼, 은행 등을 넣고 고슬고슬하게 갓 지어낸 영양밥을 그릇에 담는다.
②된장에 마늘, 파, 고춧가루, 김치국물, 액젓, 매실액을 넣어 빠금장 소스를 만든다.
③로메인, 양파, 쌈추, 베이비노란 치커리, 미니비트잎, 펜지, 김채, 달래채 등을 한입 크기로 썰어 그릇에 담는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