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늘어나는 중년땐 불행… 80대가 가장 행복

17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삶에 대한 만족감이 25세부터 점차 하락해 45세 즈음에 최저점을 찍고 50대부터 다시 높아지는 ‘U자 곡선’을 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소재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경제학자 베르트 판 란데흐험은 연구를 통해 연령별로 직면하는 환경적 특징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즉 20대는 삶에 대한 근심·걱정이 비교적 적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지만 중년으로 접어들면 책임이 늘어나면서 만족감이 떨어진다. 란데흐험은 중년층이 느끼는 불행의 정도가 “실직하거나 가족을 잃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다 50대가 되면 인생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면서 만족감을 되찾게 된다. 하지만 20대에 느꼈던 만족감과는 조금 달라 언제가 더 행복하다고 비교할 수는 없다고 란데흐험은 밝혔다.
그는 “청년이든 노인이든 누구나 65세보다는 25세가 되기를 원할 것”이라며 “다만 65세 즈음에는 자신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 런던대학에서 열리는 왕립 경제학회 연례회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노년기의 행복감은 점차 커져 80세에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주장도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지난달 영국 런던대학 생물학과의 루이스 월퍼트 명예교수는 책 ‘당신 참 좋아 보이네요(You’re Looking Very Well)’를 통해 인생의 행복은 80세 즈음 절정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노년이 되면서 중년에 짊어졌던 책임감이 줄어들고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월퍼트 교수는 주장했다.
여기에 건강하고 안정적인 수입이 있으며 가족과의 관계까지 좋다면 행복감은 훨씬 커진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립과학원이 34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도 조사에서도 청년기에는 행복감이 점차 감소하다가 40대 후반부터 다시 높아져 85세에 최고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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