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스리마일섬 사고와 1986년 체르노빌 사고 피해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연구한 미국 스토리브룩대 메디컬센터의 에블린 브로멧 의학박사는 일본인들이 심각한 정신건강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진·쓰나미(지진해일)·핵 재앙 가능성은 각각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의 정신건강에 아주 위협적인데, 이 셋이 합해져서 내는 정신건강에 대한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브로멧 박사에 따르면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지 19년 후, 사고 현장 인근에서 멀리 이주한 주부집단을 같은 지역의 집단과 비교 조사한 결과 전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주요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비율이 두 배나 높았다.
특히 전자의 대다수가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건강 후유증을 염려하고 있었으며, 더 많이 걱정할수록 정신건강에 대한 악영향도 컸다고 브로멧 박사는 설명했다.
스리마일섬 사고 땐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유출되지 않아 암을 유발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으나 방사성물질 노출에 대한 공포가 장기적 후유증을 낳았다.
브로멧 박사는 사고 이후 수년간 발전소 인근에서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 집단과 일반인 집단을 비교한 결과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이는 비율이 전자에서 두 배 높았다고 말했다. 이후 사고 10년 뒤 다시 조사한 결과 전자 집단의 우울증과 불안증세 수준이 사고 직후만큼이나 높았다.
브로멧 박사는 지진·쓰나미 대재앙을 겪은 일본인 가운데 대다수가 실제 방사성물질 노출량과 무관하게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공포와 장기적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정신적 후유증이 확산될 뿐만 아니라 오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정부는 방사성물질 유출 등을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리고 정신 및 신체적 건강문제에 대해 동등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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