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의 전체적 의미를 개략적으로 소개 하였다. 이번에는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의 여덟 글자에 담겨있는 도상에 관련된 고사와 의미를 소개 할까 한다.

먼저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중 첫 번째 글자인 효(孝)자에 대하여 살펴보면, 효(孝)는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의미하며 효(孝)자에는 잉어, 죽순, 부채, 거문고, 귤 등의 도상이 등장한다. 잉어는 중국 진(晋)나라 때 왕상(王祥)이라는 사람이 계모가 한겨울에 잉어를 먹고 싶다고 하자 마다하지 않고 강으로 나가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 어머니께 드렸다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도상이다. 효(孝)자에 잉어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부채는 중국 한(漢)나라 때 황향(黃香)이라는 사람이 효성이 지극하여 더울 때는 부모가 누울 베개를 미리 부채질하여 시원하게 하였다는 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거문고는 중국 고대 순(舜)임금을 상징하는 도상인데 순임금은 평소 음악을 좋아하고 거문고를 잘 탔으며 특히 효성이 지극하였다고 전한다. 순의 아버지는 눈 먼 장님 고수(??)라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계모였으며 상(象)이라는 이복동생이 있었는데 순이 어렸을 때 아버지를 비롯한 온 식구가 학대하고 괴롭혔지만 마음씨 착한 순은 부모님을 잘 봉양하고 이복동생 상(象)에게도 우애를 다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효(孝)자에 나타난 거문고는 효성이 지극한 순임금의 효성을 상징한다. 또한 귤은 중국 오(吳)나라 사람으로 효성이 지극했던 육적(陸績)의 효도 이야기를 상징하는데 그 이야기를 살펴보면, 육적이 어릴 때 남의 집에 가서 음식을 대접 받을 때 나온 귤을 먹지 않고 몰래 가슴에 품고 와서 어머니께 드렸다는 내용이다.

다음으로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중 두 번째 글자인 제(悌)자에 대하여 살펴보면, 제(悌)는 형제간의 우애를 의미하며 제(悌)자에는 할미새와 산앵두나무가 표현되어 있다. 여기서 척령(??)이라고도 하는 할미새는 다소 호들갑스럽게 보이는 할미새의 모습이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 바쁘게 움직이며 서로 돕는 형제애에 비유한 시경(詩經)의 글귀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고 산앵두나무 꽃은 아가위라고도 하는데 아가위는 줄기가 길어 꽃이 아래로 늘어져 꽃받침이 함께 모여 어우러져 피는 모습을 시경(詩經)에서 형제간의 우애에 비유하는 것에서 연유하여 산앵두나무 꽃이 형제간의 우애를 상징하게 되었다.
조선민화박물관 관장 오석환 http://www.mi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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