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다양성 인정… 사회 환경 조성 필요
인천 남구의 한 중학교는 수년간 점퍼 차림의 등교를 제한하고 있다. N사 점퍼 등 고가의 점퍼 등이 학생 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천 남구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현재 수년째 아이들에게 점퍼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학생들 간의 위화감 조성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N사의 점퍼는 아이들의 교복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에 따른 학생 간의 폭행 사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시절이나 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옷이 있기 마련이지만, N사 제품의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 아이들이 입을 만한 가격은 아닌 듯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옷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1월21일자 기사
세계일보 1월21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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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방청객들이 모델들이 입고 있는 의상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다원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동일화 현상은 동일화의 권위(authority of identification) 속에서 조금 더 구체화된다. 동일화의 권위란 귀속감과 동일성에 기인하는 권위다. 다시 말해서 내가 어떤 곳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곳에 속해 있는 사람과 모든 것이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몰개성(沒個性)’이다. 어떤 대상에게 마땅히 있어야 할 개성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개성(個性)이란 무엇인가. 개성의 사전적 정의는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이다. 개성이 있는 사회는 다원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다원성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이나 여러 집단이 기본으로 삼는 원칙이나 목적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 사회는 다원성이 결여된 사회 또는 개성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보화 시대의 역기능 우려
‘디지털 혁명시대’, ‘정보산업화 시대’, ‘인터넷혁명 시대’ 등은 급변하는 21세기를 규정하는 단어들이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가는 세계적 네트워크망은 상당히 유용하고 효율적인 결과들을 가져왔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얼핏 보면 매우 다양한 개성이 요구되는 사이버 혁명시대 속에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우리의 삶 속에서 예전보다 더 개성을 잃고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더 빠른 속도로 어떤 이의 모습을 모두 닮아가려고 하고 어떤 이의 생각을 동일시하려 하고 한편으로는 어떤 이의 독특한 생각을 순식간에 도태시켜 버린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무형의 과학적 요소들에 의하여 우리의 삶을 스스로 파괴하고 우리의 개성을 유린해버리는 더 무서운 결과를 가지고 온 것이다.
21세기는 과거 사회보다 훨씬 더 다양한 개성이 요구되고 인정되는 사회다. 그러나 개성이 무참히 짓밟힐 수도 있는 역기능을 내재하고 있다는 반성적 목소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자신의 개성이 존중받고 자신의 삶이 가치 있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내·외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개성과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는 개인의 노력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이정천 비상에듀 논술강사
■ 생각해 볼 문제
1. 다원성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교복 자율화에 대한 생각은.
2. 학생들이 하나의 브랜드에 집착하는 현상을 문화의 획일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해보자.
3.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특정한 옷을 입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정당한가.
1. 다원성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교복 자율화에 대한 생각은.
2. 학생들이 하나의 브랜드에 집착하는 현상을 문화의 획일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해보자.
3.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특정한 옷을 입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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