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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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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2-16 14:17:14 수정 : 2010-12-16 14: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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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덕택에 오랜만에 63빌딩엘 간다. 서울의 랜드 마크, 63빌딩 예전에 두 번 와 보고는 최근에는 와본 적이 없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 티켓을 구입하려고 빙글빙글 돌면서 찾아다닌다. 아쿠아리움, 파빌리온, 스카이라운지, 스카이아트, 수족관, 씨월드, 어디를 구경 시켜드려야 할까 망설여진다.

아이들 같으면 수족관도 좋을텐데 제일 높은 곳, 전망대를 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줄이 너무 길다. 아픈 다리로 저 사람들이 다 들어갈 때까지 순서를 기다렸다가는 세분이 다 지칠 것이다. 염치불구하고 안내원에게 부탁을 했다. 안 된단다. 순서가 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젊은 부부가 자기 앞에 서라고 한다. 뒤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시골에서 올라온 노인이니 우리가 양보합시다하면서 앞에 세워준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모는 귀가 아프다면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없단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단다.

시골에 가면 동네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밖을 빠짐없이 바라다보는 아버지,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걷는다. 전망 좋은 곳, 유리로 밖을 볼 수 있다.

 

언젠가 십 수 년 전에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을 구경 시켜드린 적이 있다. 두고두고 얘기하시는 부모님, 딸 덕에 비행기도 타보고 그 시골에서 외국을 두 번이나 가 봤다고 자랑하시던 분이다.

한국 근대 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술작품 속에서 그림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며 사람을 만나고 꿈을 꾼다. 풍경과 정물, 인물로 구성된 이 코너를 둘러본다.

연신 감탄사를 내시는 이모님, 야휴 높기도 해라. 저 밑에 자동차 지나가는 것이 개미 같다는 둥, 저 아파트들이 꼭 성냥갑 쌓아놓은 것 같다는 둥, 시골 촌놈이 출세했다는 둥, 높은 곳에서 보니 서울이 한눈에 훤히 보인다. 강도보이고 웬 집들이 그렇게 많은지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서울 시내를 망원경으로 본다.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은 마음, 인제가면 이곳을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아버지는 느린 걸음으로 새기고 계신다. 눈빛으로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몸은 피곤해도 잘 왔다는 그런 표정이다.

언젠가 토론토의 CN타워도 가 보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 나는 63빌딩이 더 좋다. 서울이나 시골이나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높은 빌딩도보이고 차들도 나란히 주차되어 있다. 수없이 많은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닌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63빌딩에서 내려다본다.

이명희 myung76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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