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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北 연평도 도발] 관영매체도 北 비판… 中 미묘한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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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1-27 02:41:50 수정 : 2010-11-27 02: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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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추가 도발 말라” 메시지
주중 北대사 만난 양제츠 외교부장
한미 외무장관과 잇따라 전화회담
한미 서해 연합훈련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을 비판하며 미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26일 이례적으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신문은 그동안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줄곧 북한을 두둔했고 연평도 사건 이후에도 중국의 북한 감싸기를 주도했던 게 사실이다. 실제 환구시보는 25일 사설에서 ‘한미 동맹은 쓸모없는 핵무기’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 미군의 존재가 마치 핵무기와 같아서 전략적 억제력은 있지만 연평도 포격과 같은 소규모 전투와 분쟁방지에는 쓸모없다고 비난했다. 이 사설은 더 나아가 한국이 이명박 정부의 강경노선으로 더 안전해졌는가라고 반문한 뒤 북한의 빈곤과 불안정이 오랫동안 무시되면서 전체 지역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랬다가 이제 환구시보의 논조가 확 달라진 셈이다. 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환구시보가 종전보다 연평도 도발 사건을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는 듯하다”며 “이 신문이 연평도 취재에 나설 뜻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라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을 수용했다고 예단하기는 힘들다. 중국 언론은 여전히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강력히 반대하고 중국 정부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은 한미 연합훈련이 지속된다면 제2, 제3의 강력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인사는 “환구시보가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뿐 아니라 북한의 도발행위까지 비판한 것은 현재까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한에 자제를 요청한 중국의 원론적 입장에 비춰볼 때 논리적으로 이상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천안함 침몰 사건 때처럼 한미 연합훈련에 정면 반발하기는 힘들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분명해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며 “또한 내년 1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예정된 만큼 중국도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26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처음으로 지재룡(池在龍)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양 외교부장은 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터 미 국무장관국과 각각 전화 회담을 갖고 한반도 상황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 외교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도 중국과 유대를 과시하는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5일 6·25전쟁 때 참전했다가 전사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묘에 화환을 보냈다고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마오안잉의 전사 60주년인 이날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북중우호협회장인 최창식 보건상 등은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묘’를 찾아 참배하고 헌화했다. 김 위원장은 또 평양 부근의 대안친선유리공장을 방문, “이 공장은 북중 우호의 상징”이라고 강조하고 “부단히 생산량을 늘려 북중 우호협력관계의 생명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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