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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 텔레마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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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0-25 10:53:33 수정 : 2010-10-25 10: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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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나라에 와있다는 것도 몰랐다. 단지 기억을 더듬어 많은 선물과 함께 배를 탔다는 기억이 났다. 그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의 주위에는 선물상자들이 그대로 있었다. 다만 자신과 함께 배를 타고 있던 선원들이 보이지 않았고, 배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 아주 잘 생긴 한 청년이 그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얼핏 보니 목동인 것 같았다. 그러나 다른 목동들과 달리 예의가 바른 것이 평범한 목동 같지는 않았다. 오디세우스는 청년에게 지금 자신이 잇는 곳이 어디인지 물었다. 그러자 청년은 그가 이미 고국에 돌아왔으며, 그곳에 있는 선물상자들도 오디세우스를 위한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오디세우스는 이어서 고국의 소식을 물었고, 자신의 아내는 잘 있는지, 아들은 잘 있는지를 물었다. 청년은 자신이 오디세우스의 고향 마을에 살고 있는 청년이라며, 반갑다는 둥, 자세한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디세우스는 청년의 말을 들어서 자신이 이타케에 와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디세우스는 이타케에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이제까지 겪은 수많은 고난들 때문에 고향에 돌아왔다는 것이 쉽게 믿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그 청년을 온전히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 청년이 오디세우스에게 어디서 왔으며, 누구인지를 물었지만 오디세우스는 그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왜 왔는지, 진실한 말은 한 마디도 없이 긴 이야기를 꾸며내었다.

그의 긴 이야기가 끝나자 청년은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등을 가벼이 쳤다. 그러자 오디세우스는 문득 그 청년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오디세우스가 청년을 돌아보았을 때 목동의 모습을 한 청년은 사라지고 거기에는 키가 크고 아름다운 여신 아테나가 서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목동인줄 알고 있었던 사람은 실상은 아테나 여신이 변장을 하고 나타났었던 것이다. 여신은 오디세우스에게 말했다.

“이런 약삭빠르기가 여우같은 사람, 그대는 참 약고 지혜로운 사람이라 마음에 들어."

그렇게 말하고 아테나 여신은 한참을 웃어댔다. 오디세우스는 놀란 표정으로 그녀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아테나 여신은 그에게 "지금은 이렇게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닐세. 이제부터 할 일이 많네. 그걸 잊어선 안 돼."이렇게 말하면서 그를 자리에 앉게 하고는 앞으로 할 일을 의논했다. 아테나 여신은 오디세우스에게 그의 집안 사정이 어떠한지 말해 주면서 그의 아내 페넬로페가 구혼자들에게 엄청 시달리고 있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이제는 그 구혼자들을 슬기롭게 물리쳐야 한다는 것을 그에게 주지시켰다. 그러면서 그녀는 오디세우스를 도와 그의 아내에게 구혼하는 사람들을 몰아내는 일을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테나는 일단 오디세우스를 늙은 거지로 변장시켜주었다. 그러자 그의 모습은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완벽한 늙은 거지가 되었다. 그런 다음 아테나는 오디세우스를 데리고 충실하고 믿음직스런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와 지내게 했다. 오디세우스와 아테나 여신은 일달 근처 동굴 속에 보물들을 감추었다.

오디세우스를 도와주던 아테나는 다시 휘청거리는 남루한 노인으로 변신했다. 아테나 여신은 오디세우스에게 다시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를 찾아가라고 시켰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불러오겠다면 자리를 떴다. 아테나 여신이 떠나고 혼자 남은 오디세우스는 돼지치기를 찾아갔다. 에우마이오스는 오디세우스를 불쌍한 나그네로 여기고 그를 잘 대접했다. 그는 오디세우스에게 자기의 두터운 망토를 덮도록 내주었다. 덕분에 오디세우스는 추위를 면하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아테나 여신은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무척 좋아했다. 그녀가 텔레마코스를 좋아하는 것은 자신이 지켜주고 싶은 오디세우스의 아들이란 점 때문만은 아니었다. 텔레마코스는 절도 있고, 신중하고, 믿음직스럽고, 차분하고, 조심스런 청년이었기 때문에 아테나 여신의 사랑을 받았다.

아테나는 오디세우스가 귀향하고 있는 동안 텔레마코스가 구혼자들의 난폭한 행위를 묵묵히 분노로 계속 지켜보기보다는 여행을 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의 여행 목적이 아버지의 소식을 수소문하는 것이라면 어디서나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판이 좋아질 것으로 여겼다. 그렇게 하면 텔레마코스가 물론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긴 하지만 아버지를 찾으러 여행을 한다는 명분을 얻게 되면 그는 사람들로부터 아주 탄복할 만한 효심을 가진 젊은이로 여길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아테나 여신은 바다를 항해하는 수부처럼 변장하고 그 집으로 갔다. 수부로 변장한 그녀가 텔레마코스의 집에 갔을 때 안에는 손님이 아주 많았다. 그녀는 문지방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부를 발견하고 밖으로 나온 텔레마코스는 안이 비좁아서 수부를 안으로 금세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아주 안타까워했다. 그는 얼른 늙은 수부에게 인사를 하고, 그의 창을 대신 들어주면서 그를 귀빈석에 앉게 했다. 그의 집에서 시중드는 하인들도 역시 얼른 큰 저택의 친절을 보이면서, 그 사람 앞에 음식과 술을 차려주면서도 전혀 아까워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수부로 변신한 아테나는 텔레마코스에게 물었다.

"지금 안에는 무슨 주연을 열고 있는 것이오?"

몰골을 보아 수부는 분위기를 해치며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텔레마코스와 그의 하인들은 전혀 그런 기색을 내보이지 않고, 수부를 예의있게 대하는 모습에 감동하여 부드러운 목소리로 텔레마코스에게 지금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무슨 일인지 물었다. 그러자 텔레마코스는 그녀에게 "실은 저의 아버지는 오디세우스로 트로이 전쟁에 나가셨는데, 전쟁이 끝나고도 10년이 되었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소문에는 트로이 전쟁에 참여했다가 돌아오던 그리스군은 폭풍우로 거의 다 죽고 몇몇 영웅들만 살아돌아왔답니다. 그러니 저의 아버지도 필시 돌아가신 걸로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여러 지방에서 어머니에게 구혼하러 온 사람들로 늘 이렇게 북적거립니다. 어머니는 구혼자들의 청혼을 완전히 거절할 수도 없지만 받아들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구혼자들은 우리 재산을 먹어치우고 집까지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온갖 협박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힘도 없고…."라고 말하며 말끝을 흐렸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수부는 몹시 분개했다.

"허허헛, 젊은이, 그건 참 수치스러운 이야기로군요. 일단 오디세우스가 집에 돌아오기만 한다면, 저 나쁜 놈들은 참회와 속죄의 짧은 시간과 쓰라린 최후를 맞게 될 것이오. 아직 아버지의 시체를 찾지 못했으니 그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오. 그러니 그대 아버지의 소식을 수소문해보시오. 그냥 앉아서 당하지만 말고 최대한의 노력으로 한 번 더 찾아보는 거요. 절대로 희망을 버려선 안 되오. 내 비록 힘없는 늙은 수부이오만 내가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으로는 그대의 아버지께선 어딘가 살아계실 가능성은 충분하오. 아마도 내가 알기로는 그대 아버지의 소식을 알고 있을 사람은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일 것이니 그들을 한 번 찾아보시오."

이 말을 하고나서 늙은 수부는 밖으로 나갔다. 수부로 변신한 아테나는 떠났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 수부는 사라지자, 모든 일에 망설이기만 하고 늘 주저만 하던 그는 열정이 생겼고, 결단력이 충만한 청년이 되었다. 텔레마코스는 자신의 변화가 놀라웠다. 그는 필시 수부가 실제로는 신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 다음날 텔레마코스는 회의를 소집했다.

"여러분, 나는 곧 나의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찾으러 떠나려 하오. 그러니 나에게 잘 건조된 배 한 척과 승선할 20명의 노를 저을 사람을 내주시오."

하지만 그의 제안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그를 비웃었다.

"오디세우스님이 살아계신다고? 지하에 간 사람들이 웃겠다. 자기들하고 함께 있는 사람을 이 세상에 살아있다고 한다고 말이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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