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느 다른 새들과는 달리 높습니다.
물론 여느 다른 새들은 공작부인보다
잘 날기는 하지요.
공작부인은 그게 싫은 겁니다.
날았다가 다시 땅에 내려앉아 한숨 짓느니
땅에서라도 고개 높이 들고 당당하자는 거지요.
그런 생각으로 공작부인은 자꾸 높아집니다.
구태여 파닥거리며 날지 않아도 될 만큼.
생각도 말도 행동도 따라서 높아집니다.
모두들 부러워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나도 박수는 보냅니다.
하지만 나는 낮습니다.
그래서 점점 더 멀어지는 공작부인입니다.
나는 빗질을 잘합니다.
높이의 차이로 아련해지는 공작부인이지만,
깃털을 윤택하게 해주는 나의 빗질을
좋아하고 또 고마워합니다.
그 정도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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