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가운데 하나다. 쌀이 탄수화물 덩어리이기 때문에 비만의 주범일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빚어진 결과다. 의사 등 전문가들은 밥을 규칙적으로 잘 챙겨 먹는 것이 효율적인 다이어트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쌀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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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인사동 한과카페에서 열린 쌀 다이어트 체험단 1기 종료식에서 김은혜(왼쪽)씨와 김정옥씨가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농촌정보문화센터 제공 |
비만 치료의 권위자인 인제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의 지적이다.
강 교수는 다이어트를 위해 아침을 거르지 말라고 조언한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두뇌 활동이 저하되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오히려 체지방이 축적되고 일의 능률도 떨어지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두뇌 활동에 필요한 탄수화물과 각종 비타민 성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아침밥을 챙겨 먹으라고 권한다.
밥 성분은 복합당으로 돼 있어 단순당의 비율이 높은 밀가루 음식보다 같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크다. 밥 100g당 칼로리는 145㎉로 같은 양의 빵(260㎉)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며, 지방 함량도 밀가루의 4분의 1 정도다. 밥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식사량을 줄였을 때 생길 수 있는 변비도 예방할 수 있다. 쌀밥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비만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의 듀크대 의대에서는 70년째 ‘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주간의 실험 결과를 보면 여성은 체중이 평균 8.6㎏, 남성은 13.6㎏이 줄었으며, 1년 뒤에도 전체 대상자의 68%가 빠진 체중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쌀 때문에 살이 찌는 게 아니라 밥과 같이 먹는 반찬들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염분이 많이 들어 있는 반찬이나 찌개 등을 먹어 체내에 염분이 많이 쌓이면 혈액순환 장애부터 고혈압과 비만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이런 반찬과 함께 밥을 먹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양도 증가하게 돼 다이어트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현재 사이버 쌀 박물관(rice-museum.com)의 ‘미(米)수다’ 코너에서 운영 중인 ‘쌀 다이어트 체험’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사이버 쌀 박물관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쌀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고 우리나라 밥상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쌀 중심 식생활에 대한 모든 자료를 모아 지난 8월부터 운영하는 사이트다.
이곳에서 강 교수가 맡은 역할은 한 달 분량의 식단 제공이다. 하루 섭취 열량 1300㎉와 1500㎉ 두 가지 식단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모두 먹을 뿐만 아니라 세 차례의 간식도 포함돼 있다. 이 식단표는 쌀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지난달 쌀 다이어트 체험단 1기 활동이 끝났는데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다. 이들은 쌀 다이어트의 장점으로 굶지 않고 밥을 먹는다는 포만감, 입이 심심할 때 쌀과자나 누룽지로 대체한 영양간식, 다이어트임에도 건강해지는 라이프 스타일을 꼽았다. 조은정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식습관을 생활화하는 것, 또 절대 굶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쌀 다이어트 체험으로 가족의 건강과 쌀 가공식품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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