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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영국·프랑스 연합국가 될 뻔했다

입력 : 2010-10-13 02:36:47 수정 : 2010-10-13 02: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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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기록보관소 문건 공개…佛총리, 1956년 英에 타진 영국과 프랑스가 하나의 연합국가가 된다?

지금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얘기이지만 실제로 두 나라가 연합국가로 합치는 방안이 논의됐던 적이 있었다. 그것도 두 나라 총리 사이에서 오간 얘기다.

최근 공개된 영국 국립기록보관소 비밀문건에 따르면 1950년대에 영국의 앤소니 이든 총리와 프랑스의 기 몰레 총리가 양국이 연합국가로 합치는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BBC가 12일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몰레 총리는 1956년 9월10일 이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런던을 방문했다. 당시 프랑스는 이집트의 가멜 압델 낫세르 대통령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었다. 낫세르 대통령은 수에즈 운하의 국유화 조치로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을 자극했고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의 독립운동을 부추겼다. 때문에 프랑스는 이집트를 손봐주기로 작정했고, 몰레 총리는 영국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간 것이다.

문건에는 “프랑스의 몰레 총리가 런던에 있었을 때 총리(이든 총리)에게 영국과 프랑스의 연합국가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적혀 있다.

몰레 총리가 연합국가를 제안한 이유는 적시되지 않았지만 짐작되는 대목이 있다. 몰레 총리는 낫세르 대통령을 응징하고 싶어했고, 그러자면 영국의 지원사격이 필요했다. 또 몰레 총리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때 도움을 준 것 등의 이유로 틈만 나면 영국을 칭송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으르렁대면서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 그런데 프랑스는 이스라엘을, 영국은 요르단을 지원했다. 여차하면 영국과 프랑스 간에 한바탕 전쟁이 벌어질 판국이었다.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며 곤궁한 처지에 있던 프랑스로선 영국과의 전쟁만은 피해야 했다.

어쨌든 이든 총리는 기상천외한 제안을 거절했고, 18일 뒤에 파리로 건너가 프랑스의 영연방 가입을 제의했다는 얘기도 문건에 기록돼 있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당시 내용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

김기홍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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