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학기 중간고사부터 서울지역 초·중·고교에서 본격 시행된 서술형 평가의 ‘체감 난이도’는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학생들은 시행 초기인 데다 정보 부족과 서술형 평가에 대한 오해로 초등학생들에게 더욱 어렵게 느껴졌다는 평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30% 이상 출제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1년 40%, 2012년 50% 이상까지 서술형 평가 비중을 늘릴 계획이어서 이래저래 학생과 학부모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서술형 평가 원리만 제대로 이해하면 해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온라인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와 엠베스트, 엠주니어의 협조를 얻어 초중고생들이 2학기 서술형 평가에 대비하는 방법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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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일부 시도교육청이 학교시험에서 ‘서술형평가’ 비중을 늘려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서울, 부산, 울산 등 일부 시도교육청이 시행하는 서술형 평가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8월 말 서울 정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창의·인성교육을 위한 학생평가방법 개선 연수회’를 열어 서술평 평가 확대, 수행평가 내실화 방안 등을 담은 ‘초중고 평가개선안’을 발표했다.
현재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는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를 같은 방식으로 착각한다. 논술형 평가는 특정 주제에 대해 자기 주장을 논리를 내세워 읽는 사람을 얼마나 설득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요소다. 서술형 평가는 수업 중에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다시 말해 서술형 평가에서는 남을 이해시키기보다 자신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이를 표현하고 있는지가 포인트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독후감, 일기 쓰기 습관을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국어는 평소 토론하면서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는 학생이라면 풀기 힘든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 역시 서술형 평가가 대세다. 필기시험은 문법을 외워 풀어나가는 단순 단답형이 아니라 사고력을 요하는 영어 문장을 쓰는 형태가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르면 2016년 대입부터 수능 영어시험이 말하기·쓰기·듣기·읽기 중심인 국가영어능력시험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 갈수록 초·중·고교 영어시험에서 서술형 평가 중요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수학 역시 답도 중요하지만 ‘풀이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해마다 대학입시 당락을 좌우하는 과목인 수학은 서술형 평가 채점 시 해답과 더불어 풀이과정에도 배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 단원과 문제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풀기 어렵다.
◆초·중·고교별 학습법을 달리해야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은 과목별로 기초를 충분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암기식 학습방식에서 벗어나 교과의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학습방법을 바꿔야 한다.
국어는 교과서 내용을 꼼꼼하게 살피고 교과서에 나오는 물음을 글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평소 책을 즐겨 읽고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직접 문장으로 써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수학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문제 풀이과정을 적어가며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학습 요소별, 단계별로 점수가 매겨지므로 잘 모르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풀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답안을 작성한다.
사회 과목은 교과서에 나오는 도표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험, 관찰 내용에서 문제가 많이 나오는 과학은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 과정이나 결과, 원리를 묻는 서술형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실험한 후에는 실험 보고서를 작성해 실험준비물, 실험 과정, 탐구·실험 결과, 실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주의할 점 등을 정리해 두자.
중학생은 더 나아가 응용력과 논리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국어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묻는 문제가 주로 출제되기에 정확한 줄거리를 이해하고, 주제·주장에 대한 근거, 주인공의 심리상태 등을 꼼꼼히 파악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영어는 대화문을 서술형으로 바꾸는 문제, 문단 핵심내용을 요약하는 문제 등이 서술형 평가의 대표적 유형이다. 그러므로 핵심내용을 요약하는 문제는 평상시 교과서 지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수학은 오답노트의 활용도가 높은 과목이므로 틀린 문제를 따로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사회는 단원별 개념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선다형 문제와 단답형 문제에서는 생소한 용어를 따로 암기할 필요가 없었지만, 서술형 문제에서는 이 용어를 사용해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기에 필히 외워둬야 한다.
고등학생은 내신성적이 수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서술형 평가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국어는 학생 스스로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지식이나 의견 등을 직접 서술하는 것으로 기존보다 능동적인 사고력을 요구한다. 문제가 요구하는 정보를 찾아 선택·조직·종합해 스스로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수학은 기본개념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평소 꾸준한 풀이과정을 연습해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습관을 길러두자.
영어는 제시된 지문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유형과 주어진 문장과 같은 의미가 되도록 영작하는 능력을 보는 2가지로 나뉜다. 질문 내용을 먼저 파악한 뒤 지문을 읽는 동안 핵심이 되는 답을 찾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도움:메가스터디, 엠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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