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및 동북아 안보 전문가들은 44년 만에 열린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에 대해 “김정은 후계구도를 위한 잔치”였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됨에 따라 향후 군 분야에서 권력 장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북한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상당 기간 개방·개혁 등 경제문제에 치중하면서 북핵 6자회담 등에 적극성을 보이는 등 대화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당 대표자회는 후계구도를 과시하는 행사였다. 김정은이 군과 당에서 실권을 장악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 후견 그룹이 만들어진 것도 그 연장선에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 이양이 매끄럽지 않은 모습도 보인다고 생각한다. 이는 과거 김일성 주석·김 위원장 이양 기간에 비해 엄청나게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본다.

이번 당 대표자회는 김정은 후계체제의 토대를 마련하고, 김 위원장의 건재함을 과시한 행사로 보인다. 이번에 김정은 후견 그룹으로 전진배치된 인사들이 모두 김 위원장의 측근이다. 김정은의 나이와 경력, 지지기반 등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균형감각을 지닌 인사로 평가하고 싶다. 앞으로 북한의 대외정책이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당 대표자회 결과를 분석하면 김정은의 후계구도 안착을 위해 후견 그룹 가운데 한 사람에게 권력을 집중시키지 않고 권력 분점을 이끌어 내려 한 인사로 보인다. 권력은 김정은에게 집중된다. 그러나 김정은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은 인사들과 측근들은 서로 견제하고 충성하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대외 부문에서는 당장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된다.

당 기능을 정상화하고, 당 운영 기능을 재정립했다고 본다. 이를 중심으로 김정은이 향후 권력을 이양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위를 받은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 예를 들어 김정일 유고시 군권을 장악하면서 후계자 지위를 굳힐 수 있다. 많은 고려를 한 자리 배치로 보인다. 앞으로는 더욱 중국에 의존하는 대외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간 경제협력도 지금보다 강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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