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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월정교 복원에 웬 북미산 목재?

입력 : 2010-09-07 21:32:14 수정 : 2010-09-07 2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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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하부 교각 위에 쓰여… 전체 사용목재 중 절반
경주시 “국내산은 길이·강도 등 충족 못해 선택”
경북 경주시가 역사문화도시조성 선도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인 월정교 복원 공사에 북미산 홍송이 절반 정도를 차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경주시에 따르면 2008년 4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월정교 복원사업은 총 사업비 235억원이 투입돼 길이 66.15m, 폭 9m, 높이 8.25m 규모로 복원할 계획으로 현재 4개의 석재 교각 10단 중 8∼9단 쌓기를 하고 있다.

◇사적 제457호인 월정교 복원 조감도.
경주시 제공
월정교는 우리나라 최초로 석교 위에 목조 회랑(回廊)으로 연결한 누교(樓橋) 형태로 통일신라 최전성기인 경덕왕 19년(서기 760년)에 축조됐다. 신라왕궁인 월성과 경주 남쪽을 연결하는 주통로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 충렬왕 6년(1280)에 중수했다는 기록이 있어 최소 520년 이상 존속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시는 현재 교각 공사가 진행 중인 월정교 복원을 위해 상부 회랑과 교각 석재 위에 사용할 목재 54만5000재(才·재목의 부피를 나타내는 단위로 1재는 부피로 약 0.00334㎥)를 확보했다. 시는 이 목재들을 다듬는 작업과 함께 건조·방부처리 중이며 교각 공사가 끝나는 올해 말부터 목조 구조물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목재의 절반에 가까운 26만재가 국내산 육송이 아니라 북미산 홍송이어서 지역에서는 신라시대 다리 복원이라는 기본 취지와는 동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주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에 목재 구하기가 어려워 북미산을 쓴다는데 짧으면 연결해 써도 될 것이고 공사비가 많이 든다면 예산을 더 확보해서라도 제대로 복원해 후손에게 부끄러움 없는 역사를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목재 가운데 국내산 육송은 교량 상부 회랑에 사용하고 북미산 홍송은 교량 하부 석재 교각 위에 쓸 방침이다.

더구나 교량 상부 회랑의 경우 길이 10m 내외, 두께 45㎝ 이하 목재로 충분하지만 교각 위에 사용하는 것은 교각 간 거리와 두께를 감안할 때 이보다 훨씬 큰 목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교대와 교각, 교각과 교각 사이에 쓸 목재는 길이가 16∼17m, 두께가 45∼60㎝는 돼야 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구간인 교각 위 석재는 강도 측면에서 어느 정도 길이와 두께가 돼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목재를 생산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문화재 전문가의 기술자문을 받아 북미산 홍송을 쓰기로 했다”며 “북미산 홍송은 국내산 육송과 유사하고 육송보다 강도가 센 편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앞으로 월정교 복원과 연계해 일정교지 추가 발굴 및 복원을 할 예정이며, 월성∼월정교∼인용사지∼일정교∼박물관을 잇는 신라의 옛길 복원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주=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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