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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最古 인쇄술’ 역사 바뀌나

입력 : 2010-09-02 00:36:57 수정 : 2010-09-02 00: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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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字’ 공개 파장 경북대 남권희 교수가 1일 공개한 금속활자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고 자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은 구한말 유출되어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직지심체요절(1377년)이 꼽히지만 그것을 찍어낼 때 사용한 ‘흥덕사자(興德寺字)’라는 금속활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남 교수는 각종 문헌 기록을 검토하고 이번에 공개한 금속활자들과 목판 인쇄본의 글자 모양을 비교한 결과 ‘증도가자(證道歌字·가칭)’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인 것으로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무엇보다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찍어낸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이하 증도가)를 주목했다. 남 교수에 따르면 증도가자에 대한 기록은 ‘증도가’의 권말에 남겨져 있는데, 여기에는 1239년 당시 무신정부의 1인자였던 최이(崔怡)가 각공들을 시켜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금속활자판 ‘증도가’를 목판으로 복각해서 ‘증도가’를 찍어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보아도 직지보다 앞선 금속활자가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활자 12점이 이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찍는 데 쓰였다는 게 남 교수의 설명이다. 그가 활자의 이름을 ‘증도가자’라고 붙인 것도 그 때문이다.

증도가자는 그러나 그동안 존재를 입증할 만한 금속활자본이나 금속활자인본이 전해지지 않았다. 따라서 그것의 주조 시기나 수량, 인쇄 시기 등을 알기 어려웠고 활자의 규격이 가로·세로 각 1㎝ 정도로 추정되었을 뿐이다. 남 교수는 실제로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의 규격은 이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증도가자’가 13세기쯤 주조 및 사용된 것이며 밀랍 주조 방식을 택한 ‘흥덕사자’와 달리 주물사 주조방식을 택해 만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또 흥덕사자는 지방에서 만든 활자인 데 비해 증도가자는 중앙에서 주조·사용된 것이므로 고려시대 주조기술과 조판 및 인쇄술을 조선시대와 비교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금속활자가 세계 최고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학계의 교차 검증 등 엄중한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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