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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청춘예찬 ‘로맨스 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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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9-01 10:28:29 수정 : 2010-09-01 10: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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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힐스 대표 선우용여
해방둥이인 저는 올해로 노인이란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서글프기도 하겠지만 ‘건강 백세’ 세상이란 점에서 새로운 청춘을 맞았다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나이를 잊게 하는 일이 있고 건강이 받쳐주기에 활력 넘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 같은 ‘젊은 노인’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입니다. 의학 발달과 충분한 영양 공급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습니다. 다름 아닌 황혼 재혼에 대한 인식의 변화입니다.

황혼 이혼이 늘어난다는 뉴스만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통계를 들여다보면 황혼 재혼도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판 사법연감’을 보면 20년 이상 부부 이혼사건이 2006년 2만3837건, 2007년 2만4995건, 2008년 2만694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년 이상 살다 헤어졌으니 50살 가까이 됐거나 넘겼을 나이입니다. 황혼 이혼인 셈이죠.

아울러 ‘2009년 혼인통계’를 보면 55세 이상 혼인건수가 2006년 1만1727건, 2007년 1만2600건, 2008년 1만2817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폭으로 증가하던 것이 지난해는 1만3453건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황혼 혼인도 황혼 이혼 못지않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수치입니다.

결혼정보회사에서는 만혼과 재혼 분야를 크게 둘로 나누고 있습니다. 4·50대는 아직 푸른 청춘이란 의미로 ‘블루 힐스’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6·70대는 중후한 사랑을 의미하는 차원에서 ‘로맨스 그레이’로 부르고 있습니다.

결혼전문가인 커플매니저들은 만혼·재혼에 대해 새겨들을 만한 몇 가지 조언을 합니다. 먼저 재혼이란 말보다 ‘새혼’을 사용해야 마음가짐이 새로워진다고 합니다. 그런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 배우자의 잔상을 빨리 지우라고 합니다. 과거를 털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그란 의미랍니다.

그리고 새혼을 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빨리 상대를 찾아 만나야 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젊었을 때와 체감도가 다릅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서둘러야 합니다. 대신 만남 후 부터는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커뮤니케이션, 스킨십, 결혼 결심 등 신중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연애기간을 1년에서 3년까지 보고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새혼 이후의 삶에 대해 진지하고 충분한 교감과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마의 준비와 동지적 결의가 없는, 준비 안 된 결혼은 또 다른 아픔을 잉태합니다. 새혼을 위한 결심은 가능한 천천히 하라고 합니다. 혼자 있던 시간이 긴 사람들이 대부분 서두릅니다.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만 최후의 결정 순간까지 모든 것이 원만하게 합의되었는지를 살피고 진정 상대를 사랑하는지 자문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 번 해봤으니 두 번째 하는 게 뭐가 대수냐는 마음이 있다면 새혼을 포기하라고 합니다. 어린애도 아닌데 뭘 그리 신중하냐고 지적하시는 분들에게도 새혼은 금물입니다. 한 번 해 본 이혼인데 또 헤어지는 게 뭐 그리 어렵겠냐고 가벼이 여기시는 분들 역시 혼자 사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젊은 노인들이 늘어가는 세상입니다. 몸은 은퇴했지만 마음은 현역인 신청춘(新靑春)들이 흔히 재혼이라 부르는 새혼을 위해 결혼정보 회사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관록의 흰 머리칼을 휘날리며 ‘로맨스 그레이’를 예찬하는 실버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4·50대 만혼자 중심의 블루힐스 그룹까지 짝을 찾기 위해 결혼정보 회사 문을 활발히 두드리고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 대표 선우용여 president@redhill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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