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과 공사구간 멀리 떨어져 문제 안돼” 반론도 금강살리기 사업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금강 주변의 백제유적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도의 ‘4대강(금강) 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살리기 사업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백제 문화유산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서 정부에 ▲금강살리기 사업지구 내 문화재 훼손지역 및 훼손 예상지역에 대한 공사 중단 ▲지구 내 문화재에 대한 정밀조사 후 공사 재개 여부 결정 등을 요청했다.
특위는 “4대강 사업에 앞서 정부가 했다는 문화재 조사는 고고학 분야에서만 극히 일부가 이뤄졌을 뿐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금강권역의 육상과 수중에 대한 문화·역사적 조사가 전혀 실시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고마나루, 구드래나루, 왕흥사지 등 공주와 부여 일대의 문화재 훼손 및 금산 천내습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부실 문제 등은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고마나루와 왕흥사지 등은 충남도가 지난 1월28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리고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공주와 부여의 역사유적 19개 가운데 하나다.
앞서 대전충남녹색연합도 지난주 “금강 주변 문화유적이 아예 없어지거나 파괴될 우려가 있다”며 금강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고마나루의 경우 공주 금강보가 건설되면 수몰돼 유적이 완전히 없어지고, 공산성도 앞에 대규모 준설작업이 진행되면서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금강 사업으로 수위가 올라가면 성벽이 붕괴될 위험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왕흥사지도 백제시대 성왕이 사용하던 국가 사찰인 만큼 접안시설부터 임금이 행차하는 진행로, 부속사찰 등 다양한 역사유적지가 있을 가능성이 커 착공 전 지표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면서 “사업을 강행하면 주변에 매장된 문화유적들이 확인조차 안 된 채 영원히 묻혀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와 해당 지자체는 “유적들과 공사구간이 떨어져 있고, 정부에서 사전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 지표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여홍기 부여군 문화재담당은 “부여나성, 부소산성, 관북리 유적 등 부여 유적지구 대부분은 금강변에 위치해 있지 않다”며 “왕흥사지만 금강변에 있지만 현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역사유적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데다 발굴지점이 금강과 300m 정도 떨어져 있어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주시 문화재관리소는 공산성 붕괴 위험과 관련 “금강보가 완공되면 수위가 8.75m로 올라가 공산성내 연지 수위 8.2m를 웃돌게 되지만 금강과 연지 사이의 지질이 암반으로 돼 있어 수위가 높아지더라도 지형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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