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유쾌한 도전’ 흥행으로 잇겠다” 2002년 6월 30일 한일월드컵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이 열린 대구월드컵 경기장. 관중석에는 ‘CU@K리그(K-리그에서 만나자)’라는 대형 카드섹션이 연출됐다.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준 국민의 뜨거운 열기와 관심을 국가대표팀 축구의 뿌리인 프로리그에 결집시키자는 뜻이었다.
2002년 7월 정규리그 하반기 개막전이 열린 4개 구장에는 모두 12만3000여명의 관중이 몰려 관중풍년을 예고했다. 한일월드컵에서 당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김남일(33·톰 톰스크), 안정환(34·다롄 스더) 등의 모습을 보려고 구름 관중이 몰렸지만 서서히 월드컵 분위기가 가라앉음과 동시에 관중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월드컵의 열기는 ‘반짝 효과’만 낸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K-리그 흥행은 실망 그 자체였다. 한국대표팀 감독은 토고, 프랑스, 스위스와 조별 리그 3경기에서 1승 1무 1패(승점 4)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K-리그 흥행의 참패로 이어졌다. 2006년 K-리그는 총 279경기에 245만5484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당시 도민구단인 경남 FC가 창단되면서 2005년보다 39경기가 늘었지만 관중은 오히려 40만명이 줄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대회보다 해외파 선수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K-리그 소속 선수들의 출전이 적었지만 원정 월드컵 최초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고 강팀을 맞아 선전한 대표팀에 보내준 관심과 열기가 이번에는 K-리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에도 평균 1만1885명이 입장해 흥행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정성룡(25·성남 일화), 조용형(27·제주 유나이티드), 김정우(28·광주 상무), 김재성(27·포항 스틸러스), 염기훈(27·수원 삼성), 이승렬(21·FC서울), 이동국(31·전북 현대) 등이 국내 팬들 앞에 서게 되기 때문에 관중을 끌어들일 동력은 충분하다.
박병헌 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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