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국내 첫 ‘트위터 예고 자살’ 충격

입력 : 2010-06-16 03:07:35 수정 : 2010-06-16 03:07:35

인쇄 메일 url 공유 - +

유명클럽 20代 DJ 한강나루터 인근서 목 매 숨져 한 유명 클럽 디제이(DJ)가 트위터에 자살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후 실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과거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살 예고’를 한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트위터로 자살 계획을 알린 후 목숨을 끊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트위터는 블로그나 카페보다 확산 속도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는 점에서 모방 자살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홍대입구 인근 클럽에서 디제이로 활동해 온 이모(27)씨는 지난 13일 트위터에 ‘자살하러 갑니다. 저랑 조금의 인연이라도 있던 분들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글을 본 팔로워(Follower, 구독자)와 블로그 방문자들은 이씨를 걱정하며 행적을 수소문했으나 이씨는 이날 오전 5시쯤 서울 마포구 한강나루터 인근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이 한 행인에게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트위터 외에 디제이팀 동료와 가족에게도 유서를 남겼다”고 전했다.

이씨의 트위터에는 활짝 웃는 얼굴 사진 외에는 대부분 일상적인 글들이 많았으나 ‘우울증 극대화’라는 제목의 글은 자살을 암시했던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이씨의 실명과 나이, 직업 등과 함께 “6월13일 트위터에 자살을 예고하고 오늘 아침 한강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이 모 병원에 안치됐다’는 상황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이씨 팔로워 등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은 “안타까운 죽음이 더 없기를 바란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트위터에 ‘자살하겠다’는 말을 남긴 20대 여성이 트위터 이용자들의 격려와 신속한 경찰 신고로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성전환자인 박모(28)씨는 2월8일 오후 3시50분쯤 트위터와 싸이월드 블로그에 유서를 올렸고, 이를 접한 트위터 이용자들은 유서를 빠르게 재전송해 인터넷에 실어 날랐다.

당시 네티즌 등은 박씨에 대한 격려 글을 올리는 한편, 약 2시간쯤 뒤인 오후 5시40분쯤 경찰에도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게시물이 남겨진 싸이월드 측으로부터 집주소 등을 확인, 119구조대와 경기 일산에 있는 박씨 오피스텔로 출동해 수면제를 먹은 상태의 박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이와 관련,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트위터로 연결된 이들도 오프라인에서 맺은 인간관계와 동일시하고, 자신의 문제를 함께 공유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하고 있다”며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비록 온라인 관계이지만 함께 고민해주는 자세가 필요하고 자살 같은 급박한 경우 관련 기관에 연락을 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