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타임스’ 자유기고가인 영국인 앤드루 새먼(44·사진)씨는 지난해 영국에서 한국전쟁 당시 700여명의 전사자를 냈던 임진강 전투를 기록한 ‘마지막 한 발(TO THE LAST ROUND)’을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해 말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1997년부터 한국에 상주하고 있는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만났다. 새먼씨는 2년여간의 집필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기본적인 자료는 영국 런던에 있는 ‘대영제국 전쟁 박물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노병들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새먼씨는 “참전용사 대부분이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않던 아픈 기억을 끌어내야 했는데 처음에는 모두 거부했다”며 “지속적인 방문 등을 통해 신뢰를 얻어야 했고 기록자로서의 믿음도 심어줘야 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노병들이 인터뷰 도중 감정에 몰입하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등 반응도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새먼씨는 “노병들에게 임진강 전투는 평생을 지배한 일종의 화두였다”며 “일부 노병은 아들의 이름을 ‘임진’으로 지었고, 다른 사람은 자신이 싸웠던 마을 이름을 자신의 집에 붙이기도 했으며, 또 다른 노병은 ‘화장해서 유골을 임진강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영향을 받았을까. 새먼씨의 이메일 주소 아이디도 ‘imjin-river(임진강)’다.
오는 9월 런던에서 초청 강연을 가질 예정인 새먼씨는 ‘마지막 한 발’의 후속편인 ‘초토화작전, 흑설(SCORCHED EARTH, BLACK SNOW)을 집필 중이다. 새먼씨는 임진강 전투에 대해 “1757년 양국이 첫 교류를 맺은 뒤 가장 큰 교류의 장을 만들었던 현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6·25전쟁 60주년 기획팀=신진호·안용성·조민중·조현일·장원주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