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구비된 양식에 성명과 주소 등의 기본사항을 기재한 후 신체검사를 받았다. 신체검사라면 적어도 이름에 걸맞은 검사가 이뤄지면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검사장 내에 있는 직원은 열 손가락을 쭉 펴보라는 지시와 함께 앉았다가 일어서라고 한뒤 “어디 불편한 곳이 없느냐”는 질문으로 검사를 마쳤다. 이어 시력검사를 했는데 대충 큰 글씨만 짚더니 “다 됐습니다”라며 합격처리 해주었다.
적성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에게 어디 불편한 곳이 없느냐고 물어본들 사실 그대로 답변할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형식적인 시력검사를 하고서 합격처리해 줄 거라면 무엇 때문에 굳이 생업에 바쁜 사람들에게 적성검사를 받으라고 하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전국적으로 볼 때 해마다 적성검사로 받는 수수료가 엄청난 금액일 텐데 이렇게 거둔 돈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이 돈이 운전자들에게 필요한 곳에 쓰인다면 좋겠지만 엉뚱한 곳으로 전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들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형식적인 적성검사라면 아예 없애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성검사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지금보다 내용이 충실한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차형수·서울 송파구 신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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