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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3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생긴 화산재 구름은 유럽에 엄청난 재앙을 안겼다. 지난 4월 또다시 화산재로 인해 항공 대란을 겪고 있다. KBS 제공 |
유럽은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대형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져 왔으나 1783년 여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낸 재해를 겪었다.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이 폭발하며 엄청난 양의 용암을 토해냈다. 이로 인해 아이슬란드는 초토화됐다. 분출된 용암의 양도 엄청났지만 진짜 위협은 따로 있었다.
바로 ‘화산재 구름’이었다. 화산재는 폭발과 함께 발생한 엄청난 양의 아황산가스와 결합했다. 이 가스는 습기가 많은 북대서양 상공의 대기 중에서 황산으로 성질이 변했고, 그해 여름의 이상 고온과 맞물려 북서 유럽에 안개를 퍼뜨렸다. 아황산가스가 섞인 ‘화산재 구름’이 마치 기다란 카펫처럼 유럽 전역을 뒤덮어 버린 것이다.
여름에는 폭우, 겨울에는 혹한이 발생했다. 화산재에 섞인 불소 등의 성분 때문에 식물이 오염돼 이를 먹은 수많은 가축이 죽었다. 사람들은 엄청난 기근에 시달렸다. 당시 성직자들의 기록을 보면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세상의 종말’ ‘지옥’ ‘악마’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들을 입에 올렸다.
그리고 230여년이 지난 2010년 4월19일 아이슬란드 화산이 다시 폭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언젠가 또다시 화산재 구름이 우리를 뒤덮을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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