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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한 권만 제대로 읽어도 수백권 독서 효과”

입력 : 2010-05-03 00:57:05 수정 : 2010-05-03 00: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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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고전과 친해지려면 최근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이력을 적는 항목이 신설되는 등 ‘책읽기’가 중요해지면서 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에게 고전은 어렵고 따분한 책으로 느껴진다. ‘누구나 아는 작품이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작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오용순 선임연구원은 “고전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이야기에 담아 한 권만 제대로 읽어도 그 고전을 인용한 수백 권의 책을 읽는 효과가 있다”며 “고전을 거부하는 학생에게는 먼저 고전 읽기가 왜 중요한지 인지시키고 비교적 쉬운 고전을 먼저 접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고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려면 쉽고 친근한 내용의 책부터 읽기 시작해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우리독서논술 제공
◆어려운 고전, 꼭 읽어야 할까=
고전에 대해 편견과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이라면 먼저 고전읽기가 왜 중요한지부터 가르칠 필요가 있다. 고전은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의의를 동시에 가지는 문학 작품으로 창조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동서양의 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 있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특징을 통해 다양한 인간 유형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밖에도 고전은 과거의 시대상황, 사건들을 담아 국사, 세계사 과목의 배경지식도 쌓을 수 있다.

최근 특목고,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고전은 주요대학에서 발표한 추천도서 목록 대부분을 차지하고 수능 언어영역에도 단골로 출제돼 더욱 중요하게 인식된다. 보통 수능 언어영역 총 50문항에서 고전은 6∼7문항 출제되고 인문, 사회, 과학, 미술과 같은 비문학 영역에서도 고전이 제시문으로 등장한다.

특히 ‘삼국유사’에 실린 단군신화나 ‘금오신화’, ‘춘향전’과 같이 널리 읽히는 우리 고전이 꾸준히 출제되며 윤동주의 시에서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인용하거나 비문학 영역에서 칸트의 저서 일부분이 지문으로 자주 발췌된다.

◆초등생, 쉽고 익숙한 작품부터 도전=초등학생은 쉽고 익숙한 작품부터 시작하자.

‘그리스로마신화’, ‘삼국유사’, ‘춘향전’, ‘홍길동전’과 같이 내용이 간략하고 읽기 편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전을 각색한 동화책이나 ‘서동요’ 등 설화를 바탕으로 한 향가를 통해 서서히 고전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어려운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먼저 원문을 소리내 낭독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전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고전을 소재로 한 연극, 뮤지컬, 창극 등을 보는 것도 거부감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은 후 이를 소재로 한 연극을 보거나 ‘흥부전’을 읽고 동명의 창극을 관람하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각색된 작품에만 빠지지 않도록 원작과 꼭 비교하도록 해야 한다.

중학생 정도 되면 고전을 읽을 때 먼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이후 세부적인 사항을 파악하는 순서로 읽는 게 좋다. 본격적인 독서 전에 머리말, 서문, 차례, 후기 등을 살펴 고전의 주된 소재와 배경부터 확인한다. 이야기가 역사 속의 시점, 사건 등과 연계돼 있다면 고전 읽기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을 미리 살펴 배경지식을 쌓아 두면 더 좋다.

예를 들어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를 읽기 전에 숙종과 인현왕후, 장희빈의 관계를 파악해 둔다면 주인공들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문맥과 연관해 내용을 유추하며 반복해서 읽고, 익숙해진 다음 뜻을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휘를 확인하고자 할 때는 원문과 이를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놓은 번역서를 함께 펼쳐 비교하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부터 원문을 보기 부담스럽다면 무리하게 읽지 말고 고전평론가가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한 책을 통해 고전을 접하는 것도 좋다.

◆고교생, 작품 비교하며 읽는 습관 들여야=고교생이라면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을 읽을 때 인물, 주제, 시대상황, 표현기법이 비슷한 작품들을 분류해 서로 비교하면서 읽도록 하자. 신사임당, 황진이, 논개, 허난설헌 등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읽는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통해 고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는 조선의 3대 도둑인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책을 읽은 뒤에는 고전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기본적인 상징어와 그 뜻을 따로 메모해 고전어휘 수첩을 만들어 두면 좋다.

특히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 중 모르는 어휘는 확실히 익혀두는 것이 좋다. 고전문학은 주제가 시대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대별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제에 따라 정리할 때는 한시, 향가, 시조 등 고전문학 중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 특징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초·중·고교생 추천 고전도서
연 령 고전분류 도 서 명 저자 / 출판사
초등3∼4학년 한국고전 암행어사 박문수 / 한겨레아이들
도깨비손님 이혜숙 / 창비
옹고집전 이광웅 / 예림당
외국고전 목걸이 기 드 모파상 / 아이세움
오즈의 마법사 L. 프랭크바움 / 파란자전거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 보물창고
초등5∼6학년 한국고전 토끼전 김기민 / 해와나무
최척전 장철문 / 창비
전우치전 김진섭 / 깊은책속옹달샘
외국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 웅진주니어
인형의 집 루머 고든 / 비룡소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 시공주니어
중학생 한국고전 열하일기 박지원 / 돋을새김
삼국유사 일연 / 서해문집
상록수 심훈 / 문학과지성사
외국고전 일리아드 호메로스 / 혜원출판사
아Q정전 루쉰 / 창비
유토피아 토머스모어 / 주니어김영사
고등학생 한국고전 목민심서 정약용 / 풀빛
성학십도 이황 / 풀빛
무정 이광수 / 문학과지성사
외국고전 파우스트 괴테 / 문학동네
자본론 칼 마르크스 / 풀빛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 문예
자료:한우리독서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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