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측정기구는 사용법을 제대로 익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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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 남성이 혈당계를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고 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스스로 혈압이나 혈당을 체크해 건강을 관리하는 자가측정기들이 ‘효 선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들 건강 체크 기구는 반드시 보조적인 장비로만 사용해야 하며, 구체적인 질환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
측정 때 주의점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혈압은 측정 방법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식사 후나 커피를 마신 후, 담배를 피우거나, 흥분했을 때는 혈압이 민감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이때는 10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측정해야 한다.
또 혈압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측정기를 갖고 측정해도 차이를 보일 만큼 일정하지 않다. 따라서 한번 측정할 때 2분 간격으로 2차례 이상 측정해 그 평균치로 판단해야 한다.
혈당이 높아 걱정인 부모님께는 자가 혈당측정기만 한 선물이 없다. 혈당측정기는 구입 시 검사지 등 소모품의 가격이 싸고 구하기 쉬운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혈당을 측정할 때는 주로 손가락 끝에서 채혈한다. 채혈 전 따뜻한 물로 손을 씻어 손가락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키고 혈액이 손으로 모이도록 하기 위해 30초 정도 손을 옆으로 늘어뜨리거나 채혈할 손을 흔드는 것이 좋다. 또한, 채혈 시 손가락과 혈당측정기의 검사 창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통증 부위에 붙이는 패드를 이용, 약한 전류의 자극을 흘려보내 근육 마사지·혈액순환 촉진·신경 안정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저주파치료기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이 치료기는 급성통증과 만성통증 모두에 효과가 있다. 자극 시 엔도르핀 호르몬 생성을 증가시키는 등 침술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근육의 염좌나 과긴장, 수술 후 통증, 만성 근육통, 말초신경손상으로 인한 통증, 관절염 등에 의한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뇌, 뇌간, 척수 등 중추신경계 손상에 의한 중추성 통증이나 심한 말초신경통증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건강보조식품은 효능과 부작용 등을 잘 따져야
비타민 등 각종 건강보조식품들도 효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건강보조식품은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정도로 여기는 것이 적절하다. 예를 들면 지방이 모자란 사람에게 고지방식품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정상적인 지방 대사를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고지혈증이라는 성인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님이나 혈압약, 혈전방지제, 혈당강하제 등 기존에 만성질환치료에 관련된 약을 복용하고 계신 부모님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글루코사민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글루코사민의 성분인 당질은 인슐린의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당뇨병을 앓고 계신 부모님 선물로는 적절하지 않다. 글루코사민의 원료는 조개·게·새우 등이므로 이에 알레르기 등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 사용해서는 안 되며 염류가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염도에 민감한 고혈압 환자나 이뇨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동맥경화로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건강보조식품을 선물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현재 혈전용해제의 용량과 몸 상태를 모르는 경우에 추가적인 기능성 식품이나 약물을 중복투여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실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기능성 식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감마리놀렌산이다. 이는 오메가-3와 더불어 대표적인 불포화지방산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평소 혈전용해제를 복용 중인 부모님이 중복 복용을 하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는 부모님에게 선물할 때는 먼저 병원을 방문, 개인의 상태에 따라 가장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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