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구제역 감염이 확인된 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 일대의 농가 주민들은 당혹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제역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강화와 김포 소식을 연일 접하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축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지만 두 지역과 직선거리로 130여㎞ 떨어져 있었던 탓에 구제역이 갑작스럽게 터질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기 때문이다.
감염이 확인된 용원리 일대 마을 입구에는 이날 아침 일찍 이동통제초소가 긴급 설치됐다.
도 위생연구소와 충주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직원 20여명이 외부 차량의 출입을 막고 생석회를 바삐 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1t 소독 차량의 대형 분사기에서 소독액이 끊임없이 뿜어지면서 주변은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약 냄새가 진동했다.
직원들은 인근을 오가는 주민들의 차량을 바퀴부터 꼭대기까지 꼼꼼하게 소독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선 침묵이 흘렀고 어두운 표정이 역력했다.
구제역이 확인된 농장 주변 주민들은 구제역 확산에 당혹스러워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소독 작업을 지켜보던 주민 최원웅(49)씨는 "우리 마을에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돼 나와 봤다"며 "김포와 포천에서만 얘기가 나오던 구제역이 이제 충주까지 왔으니 충북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주민 서경숙(67.여)씨도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는 산으로 둘러쌓인 골짜기에 있는 곳인데, 다른 축산 농가에도 이미 퍼진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이모(47)씨의 농가 바로 옆에서 돼지 1천800마리를 사육하는 김모(40)씨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이씨의 축사 뒤편은 산으로 막혀 있고 외부인의 출입도 전혀 없었는데 어떻게 구제역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더욱이 이씨의 농장은 지난해 12월 7일 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던 농장이다.
이런 탓인지 이씨는 이날 오전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고나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쓰러져 면사무소 직원들이 청심환까지 전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입었던 하구용(61)씨는 "다시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또 다시 피해를 입게 돼 막막하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생 농가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60)씨는 "구제역 발생 농장 바로 뒤에 우리 과수원이 있는데 일을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 약을 쳐야 하는데 큰일이다"고 말했다.
충주 축산농민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충주시 한우협회 김문홍씨는 "외딴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어디로 번질지 몰라 뭐라 말할 수 없다"며 "그 동안 축산농가들은 포천 등 수도권에서 구제역이 들어오면 다 망한다는 심정으로 외출도 자제하고 소.돼지만 살피며 소독을 철저히 해왔는데 정말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만 잘 넘기면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축산농민들이 모두 기대하고 있었다"며 "우리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농가 근심이 더욱 커질 것 같다"며 허탈해 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용원리에서 3㎞ 떨어진 마수리에서 젖소 77마리를 키우는 박경석(60)씨는 "아침 뉴스에 옆 마을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하다"면서 "우리 마을로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며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주시는 이날 감염 확진 통보 직후 방역대책본부를 마련한 데 이어 이른 아침부터 신니면 발생농가와 이어진 주요 도로 등 10곳에 이동통제소를 설치하고 소독 차량 3대를 동원해 생석회 100여t과 소독액을 집중 살포하는 등 긴급 방역에 나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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