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보다 업그레이드 된 엄정화의 연기 ★★☆
[줄거리]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군림해온 백희수(엄정화 분)는 표절 논란에 휩싸이게 되자, 재기를 위해 딸 연희와 함께 시골의 외딴 별장으로 내려간다. 별장에는 왠지 모를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고 딸은 ‘언니’라고 부르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창작에 목말라 있던 희수는 딸이 들려주는 별장에서 벌어졌던 섬뜩한 이야기에 집착하고, 결국 그 이야기를 소설로 완성시킨다. 다시 한번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서며 재기에 성공하지만 이미 10년 전 발표된 소설과 똑같은 내용임이 밝혀지게 되면서 또 ‘표절 작가’라는 비난을 받는다. 희수는 표절혐의를 벗기 위해 다시 마을로 내려가고 자신의 소설과 별장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Up] 영화는 초반 억울하게 표절 논란에 휩싸이게 된 주인공의 심리에 집중한다. 명예를 되찾기 위한 주인공의 고군분투, 억울한 죽임을 당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별장의 영혼 그리고 욕망과 비밀을 간직한 마을 사람들은 묘하게 얽혀있다. 초반 주인공의 심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후반부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매듭을 짓는다. 스스로 “이 작품이 영화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평한 엄정화는 복잡한 캐릭터의 심리를 밀도 있게 소화해 냈다. 초반 억울하게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겪는 억울함과 불안 극도의 히스테릭한 연기를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표현해낸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Down] 어딘가에서 본 듯한 반전과 서스펜스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는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다 후반에 접어들면서 반전과 사투가 결합돼 복잡하게 뒤엉킨다. 영화의 주제인 ‘표절’은 사건의 동기만 부여할 뿐 후반부로 갈수록 선명함을 잃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과 표절 문제는 뒤로 밀려난 채 마을 사람들의 사투만 남겨진다. 표절 논란을 더 세밀하고 긴장감 있게 그렸다면 나았었을 싶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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