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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맨이 주식고수 투자 커닝 억대 이익

입력 : 2010-03-26 09:34:08 수정 : 2010-03-26 09: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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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 거래내역 해킹해 따라하기… 2년새 원금 4배로 불려 전업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수’로 알려진 정모(38)씨는 지난해 11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했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HTS는 주식 투자자가 집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으로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HTS에 로그인 접속하면 뜨는 알림창에 자신도 모르는 접속 기록이 올려져 있었다. 증권사에 문의해 접속한 인터넷 주소(IP) 목록을 뽑아봤으나 자신이 접속한 곳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생각한 정씨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결과 정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된 곳은 A증권사 사무실이었다. 정씨가 아는 투자상담사 이모(35)씨가 일하는 곳이었다. 정씨가 2001년부터 2003년 6월까지 주식투자자 양성 사설학원에서 강사 등으로 일할 때 서로 알고 지냈다.

이씨는 다른 투자상담사 송모(35)씨와 함께 2006년부터 최근까지 정씨의 HTS 계정으로 몰래 접속해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수인 정씨의 주식거래를 그대로 따라하기 위해서였다. 정씨는 최근 2년 사이 투자원금 30억여원으로 모두 2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등도 정씨의 투자 방식을 따라해서 투자원금 5000만원으로 1억5000여만원의 이득을 올렸다.

이씨 등은 정씨 계정으로 HTS에 접속하기 위해 사설 인터넷 회선을 사무실로 끌어왔다. 회사 측이 보안 시스템이 적용되는 전용회선 외 개인적인 주식 거래를 막아 놓은 탓이었다. 정씨의 HTS 접속 비밀번호와 아이디는 과거 사설학원에서 알고 지낼 때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송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이 소속된 A증권사도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불구속 입건헀다.

경찰 관계자는 “B증권사 HTS는 공인인증서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거래내역 조회가 가능했다”며 “일반 인터넷 메신저도 한 계정으로 서로 다른 장소에서 접속하면 이중 로그인 방지 기능이 작동하는데, 대형 증권사 HTS가 이보다 허술해 금융위원회 등에 법적·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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