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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실종 11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관련이슈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사건

입력 : 2010-03-12 10:45:08 수정 : 2010-03-12 10: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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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당한뒤 이웃집 물탱크에 버려져
경찰, 용의자 눈앞서 놓치고 수색마저 허술해
초기 단순가출 무게… 총체적 부실수사 지적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실종된 뒤 나흘 만에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던 여중생 이유리(13)양이 실종 11일 만인 6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특히 이양의 시신은 이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0여m 떨어진 이웃집 물탱크 안에서 발견돼 경찰의 수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양 시신을 부검한 결과 성폭행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양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 실종아동수사본부는 6일 오후 9시23분쯤 실종된 이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여m(도보 100m) 떨어진 사상구 덕포1동 권모(66)씨의 다세대주택 보일러실 위에 놓인 물탱크 안에서 이양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의 시신은 높이 1.25m, 둘레 2.75m, 폭 0.88m 규모의 빈 물탱크 바닥에 엎드린 채로 발견됐으며, 알몸 상태로 손발이 끈으로 묶인 채 검은색 비닐봉지에 싸여 있었고, 횟가루와 벽돌, 타일, 대리석 등 건축자재로 덮어 위장돼 있었다.

물탱크에서는 이양의 옷과 신발을 담은 비닐봉지도 함께 발견됐으며, 물탱크 뚜껑은 벽돌로 눌려져 있었다. 이양을 최초 발견한 경찰은 “물탱크 안에 뒤엉킨 비닐봉투 등을 헤치고 나니 이양의 오른쪽 발목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이양의 시신을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해 부검한 결과 직접 사망원인이 비구폐색 및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됐으며, 성폭행 흔적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코와 입이 막히고, 목이 졸려 숨졌다는 의미다.

김희웅 수사본부장(사상경찰서장)은 “시신 상태로 볼 때 이양이 숨진 뒤 며칠 지난 것으로 보이며, 범행 장소는 시신 유기 장소 인근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경찰의 수사와 관련,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물탱크가 이양의 집에서 5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지난 3일에는 눈앞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를 놓쳐 경찰의 초동수사와 수색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부산에서 단일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2만여명과 헬기, 수색견 등을 동원해 덕포동 일대를 수차례 뒤졌으나 허탕을 쳤고, 지난 3일 새벽에는 이양 집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빈집을 수색하다 용의자 김길태(33·지명수배)를 눈앞에서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특히 지난달 24일 오후 숨진 이양 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력이 나쁜 이양이 안경과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사라진 사실과 집 화장실 바닥에서 외부인 운동화 발자국 3∼4점을 발견했으면서도 다음날부터 수색을 시작하는 안이함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 초기에는 살인행위가 없는 용의자 김씨의 전력으로 미뤄 이양 생존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다”면서 “실종사건의 경우 4일째 공개수사로 전환한 것은 비교적 빠른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던 이양은 지난달 24일 오후 7시쯤 부산 사상구 덕포1동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38)와의 전화통화를 끝으로 실종됐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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