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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킨라빈스 판결금 아이티 기부" 에어컨 압류 주인공 후기 남겨

입력 : 2010-02-20 16:12:59 수정 : 2010-02-20 16: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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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 본사 사무실 에어컨 4대 압류를 요청한 최수진 변호사가 압류 후기를 남겼다.

최 변호사는 지난 1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일명 '배스킨라빈스의 굴욕'의 최수진 변호사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 글에는 비알코리아와의 소송과정과 비알코리아의 주장에 대한 반박, 회사에 대한 실망감, 소송 에필로그가 담겨 있다.

그는 "많은 분이 제 일처럼 분노하고 공감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 일로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네티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 변호사는 보도 이후 비알코리아 측의 반응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17일 오후 4시 넘어서 비알코리아에서 '압류 당시 제 쪽에서 금액 수령을 거부했다, 연락을 거부했다, 경매가 취하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보냈는데,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그는 "기사가 올라온 뒤 7~8시간 동안 사태 해결을 위해 이들이 한 것이 고작 거짓말밖에 없는가 생각을 하니 다시금 분노가 치밀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5시 법원 집행관이 이들이 압류 물품 대금 전액을 입금했으니 찾아가라는 전화를 해왔다"고 말했다.

보도 후 하루가 지난 18일, 법원에서 경매대금(비알코리아에서 수요일 오후에 압류 물품대금 입금)을 찾은 최 변호사에게 그의 남편은 돈을 좋은 곳에 쓰자고 제의했다. 최 변호사는 "이 돈이 우리와 인연이 없고, 배스킨라빈스 직원의 눈물로 여행을 가는 점이 내키지 않는다며 좋은 일에 쓰자고 했다"며 "처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피 묻은 돈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 돈으로 여행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최 변호사 부부가 기부처로 선택한 것은 재밌게도 배스킨라빈스에서 수익금 일부를 기증하는 '월드비전'이었다. "배스킨라빈스로부터 배상금을 받은 제가 이 단체에 기부하고, 많은 분이 배스킨라빈스 기부 캠페인을 알게 된다면 보다 투명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월드비전 기부 결정 이유를밝힌 최 변호사는 손해배상으로 받은 판결금 전액(1,115,016원)을 월드비전의 '아이티 지진 긴급구호 기금'으로 기부했다. 관련 영수증 이미지도 함께공개했다. 

최 변호사는 "처음부터 소송할 생각은 전혀 없었으나 해결은커녕 다 끝난 이벤트 페이지를 변경하는 것으로 대응했다"며 "여러 차례 상식선에서 해결될 수 있었던 경제적 문제가 도덕적 문제로 비화하면서부터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알코리아의 대응에 대해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 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 비난 댓글이 계속 삭제된다는 네티즌 비판이 있다"며 "당장 보기 싫다고 지우는 우를 범하신 건 아니시죠? 저와 공감한 많은 분의 감정이 치유되기 위한 시간 동안 자숙하시는 게 어떨까요?"라는 충고를 남겼다. 

최 변호사에 글에 네티즌들은 "정말 속 시원하게 일 처리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힘든 싸움으로 권익을 찾으신 거 축하드린다" "소비자의 힘과 진정한 분노의 힘을 보여줬다" "앞으로 경품 가지고 장난치는 회사들은 정신 바짝 차릴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디시뉴스 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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