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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때문에… 세이셸共의 ‘눈물’

입력 : 2010-02-08 23:19:59 수정 : 2010-02-08 23: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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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파라다이스’ 관광지
최근 군함에 쫓긴 해적 몰려 초호화 요트 납치극 등 극성
“경제위기보다 해적이 문제”
인도양의 파라다이스 세이셸 공화국이 해적들의 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8일 보도했다.

군도로 이뤄진 인구 8만명의 세이셸 공화국은 아름다운 해변과 맑은 날씨 때문에 신혼여행객과 요트 애호가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사정이 변했다. 초호화 요트가 정박하던 항구는 러시아 상륙함과 영국 구축함이 차지했다. 먼바다로 항해를 나갔던 요트가 행방불명되는 일도 벌어졌다. 주민들은 공포감에 휩싸였고 관광객은 하나 둘 짐을 싸 떠났다. 세이셸에 정박해 돈을 펑펑 쓰던 요트와 여객선들도 서서히 기수를 돌렸다.

이 모두가 인근 해역에서 날뛰는 해적 때문이다. 국제 사회의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의 불똥은 엉뚱하게도 세이셸로 튀었다. 군함에 쫓긴 해적들은 비교적 안전한 세이셸 바다로 몰려들었다. 말 그대로 풍선효과다. 새로 둥지를 튼 해적들은 세이셸을 찾은 유럽 부호들에게 눈을 돌렸다. 상선 대신 초호화 요트를 납치해 몸값 흥정을 벌였다. 최근 수도 빅토리아항을 떠나 항해하던 요트 ‘린 라이벌’ 호가 해적에 나포돼 선주가 소말리아로 납치되는 일도 발생했다.

국제 해적 단속선도 해적을 쫓아 세이셸 인근 인도양으로 진출하면서 이 일대는 새로운 전선이 형성돼 버렸다. 해적과 군함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속에 지역 관광·수산업은 불안정해졌다. 주산업 가운데 하나인 정어리 가공업은 지난해 3분기 어획량이 30% 이상 떨어졌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해적들의 상륙이다. 해적이 외딴 휴양지에 상륙해 노략질이라도 벌인다면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이셸 환경·자원·교통 장관인 조엘 모건은 “우리에게 영향을 준 것은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가 아니라 해적이었다”면서 “우리는 지난해 해적 퇴치·방지를 위해 예산 2억달러 가운데 900만달러를 지출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주민들의 노력에도 관광산업은 이미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빅토리아에 최근 완성된 5성급 에덴파크 호텔은 현재 객실이 거의 비어 있는 상태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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