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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시내 호텔에 웬 텐트촌?

입력 : 2010-01-23 11:20:08 수정 : 2010-01-23 1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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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피해를 입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내 한 호텔에 텐트촌이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텔 `빌라 크레올'의 수영장 주변에는 지진참사 후 10여개의 텐트가 설치돼 매일 손님을 받고 있다. 이 호텔은 지난 12일 강진으로 최고급 호텔인 몬태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호텔들이 붕괴돼 영업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문을 열고 영업중인 곳.

호텔 측은 지진으로 건물 일부가 반파됨에 따라 일부 방과 시설을 폐쇄한 후 접근을 불허하고 있지만 피해가 없는 다른 방의 경우 계속 손님을 받으며 영업을 해 왔다. 이에 따라 이 호텔은 지진참사 후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금세 방이 동이났고, AP통신은 아예 호텔 옥상에 위성송수신 시설까지 설치해 베이스 캠프로 활용중이다.

호텔 측은 포르토프랭스에서 거의 유일하게 문을 연 호텔로 알려져 계속 손님들이 몰려들자 호텔내 야외 수영장 주변 공간에 매트리스만을 제공하는 1박 상품을 60-70달러에 판매하는 상품을 마련했다.

이 소식은 포르토프랭스에서 변변한 숙박시설을 찾지못해 애를 먹던 외국인들에게 금세 전파돼 수영장 주변 룸도 눈 깜짝할 사이에 동이 났고, 일부 외국 언론인들은 이 풀장 주변 시설에 텐트를 설치해 임시 베이스 캠프로 활용할 정도가 됐다.

호텔 측은 다만 풀장 주변 손님들이 룸에서 샤워를 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호텔내 못쓰는 방 하나를 배정해 무료로 샤워를 할 기회를 제공했다.

아이티 출장을 왔으나 숙소를 구하지 못해 거의 풍찬노숙 하다시피 했던 한국 언론인들에게 이 호텔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한국 기자중 일부는 현지 동포 집이나 선교사 집 등에 머물며 `곁방살이'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119 구조대가 진을 친 발전소 부지에서 신문지를 바닥에 깔거나 간신히 텐트만 설치하고 밤새 모기와 싸우며 잠을 청해야 했다.

뒤늦게 이 호텔의 존재를 안 일부 한국 취재진은 이 호텔의 수영장 근처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고, 일부는 모처럼 샤워의 기쁨도 누리며 지옥과 천당의 차이를 체험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번 아이티 지진 취재를 계기로 한국 언론들도 재난 취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완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숙박은 물론이고 비상식량 확보 등 식사문제에 대한 준비도 안된 채 투입돼 119 구조대원들의 식사자리에 끼어 눈치밥을 먹거나 선교사 집 등에서 민폐를 끼치며 기식하는 취재환경은 한국 언론계 전체가 시급히 개선해야할 과제라는게 현지에 출장온 기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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