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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패션에 민감한 20대 여성을 잡아라"

입력 : 2010-01-21 23:55:21 수정 : 2010-01-21 23: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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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캐주얼 시장 살아남기 고군분투 경기침체로 올해 신규 브랜드들의 론칭이 부진하다. 론칭을 한다 해도 ‘잘나가는’ 아웃도어에 집중돼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디케이엑스는 유행과 패션에 민감한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영캐주얼 브랜드 ‘데카당스’를 론칭했다. 데카당스의 론칭 과정과 전략을 보면 최근 영캐주얼 시장의 변화와 혼란상을 읽을 수 있다.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영캐주얼은 크로스 코디가 가능한 옷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데카당스 제공
디케이엑스 김재명 데카당스 사업본부장은 “2000년대 초 영캐주얼 브랜드 론칭 때와 비교하면 패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글로벌 SPA의 등장과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 의류업체들의 백화점 의존 약화 등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 발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라

데카당스는 25세 여성을 메인 타깃으로 한다. 슬로건은 ‘슬림 앤 시크(slim and chic)’.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한다. 또 입으면 날씬해 보일 수 있다는 ‘패션 다이어트’를 내걸고 ‘슬림핏 라인’을 특화해 디자인과 패턴에 신경을 썼다.

데카당스는 ‘패스트패션’의 진수인 ‘한국형 SPA’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SPA에 대한 패션업계의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랜드도 지난해 스파오에 이어 올해 여성복 SPA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최신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한 옷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코데즈컴바인, 플라스틱 아일랜드, 쿠아 등 한국형 SPA를 내세운 영캐주얼 브랜드들이 선전했다.

올겨울 이들 매장에는 최신 유행 아이템인 퍼 베스트, 롱 티셔츠, 레깅스 등이 주류를 이뤘다. 올봄·여름 시즌에는 세계적으로 ‘로맨틱’과 ‘스포티즘’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점프수트(바지와 상의가 하나로 붙어 있는 여성복)나 사파리형 점퍼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업체들은 신상품 기획·생산·판매까지 2주 내에 해결하고, 매주 수십종의 신상품을 매장에 공급하며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크로스 코디가 가능하게

최근 여성들은 정장보다는 캐주얼을 선호한다. 여성복 브랜드 SOUP이 2000년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판매량 대부분은 정장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출근할 때 입는 옷, 주말용 옷이 따로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 경계가 사라졌다. 한 예로 가죽 재킷은 과거에는 출근 복장으로 부적합했으나 지금은 쉬폰원피스나 정장 바지와 매치해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어색하지 않다. 

◇한 업체가 제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책임지는 SPA 브랜드가 로드숍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말 대구 동성로에 문을 연 데카당스 1호점.
이에 따라 영캐주얼 업체들은 ‘한 벌 정장’보다는 단품 위주로 옷을 생산한다. 르샾, 플라스틱 아일랜드, 코데스 컴바인 등의 티셔츠나 점퍼 등은 다른 브랜드 아이템들과 맞춰 입는 ‘믹스 앤 매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캐주얼은 물론 정장으로도 입을 수 있다. 즉, 크로스 코디가 가능한 디자인이다. 여기에 단품 아이템과 어울리는 머플러 등 액세서리를 강화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패션업계 큰 변화 중 하나는 유통 채널의 다양화다. 과거에는 백화점과 가두점으로 양분돼 있었다면 지금은 아웃렛, 할인점, 온라인쇼핑몰 등 많다.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경기 부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대신 수수료 등 부가비용이 든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 옷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이유다. 시슬리, 시스템 등 일부 브랜드는 백화점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합리적 소비 성향에 맞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브랜드를 론칭한 의류업체들은 백화점보다 로드숍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로드숍에서는 품질은 같으면서 가격은 낮춘 옷을 선보일 수 있다.

하지만 로드숍은 경기 영향이 크다는 약점이 있다. 그리고 최근 이 상권에 자라·유니클로·포에버21 등 해외 SPA 브랜드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스웨덴 SPA 브랜드 H&M이 한국에 매장을 연다. 길거리 보세 옷들도 과거보다 질이 좋아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매장에 깔릴 정도로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길거리 상권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김재명 본부장은 “로드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은 싸고 옷은 베이직해야 한다”며 “데카당스는 보세 옷과 브랜드 옷 틈새를 노려 좋은 품질의 옷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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