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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서] ‘꿈의 기울기에 투자하라’ (최남철 지음)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입력 : 2009-12-29 20:19:33 수정 : 2009-12-29 20: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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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끌어올리는 추진력은 기업의 실적

항상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로 투자해야
지난봄 자산운용 업계의 후배 한 사람과 식사를 한 일이 있었다. 10년 전 필자가 한 자산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던 시절 수석 펀드매니저의 한 사람으로 같이 일을 했던 최남철씨였다. 당시 그는 치밀한 리서치와 탁월한 감각으로 꿈이 있는 주식을 찾아 투자해 높은 운용 성과를 냈던 매니저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던 중 필자는 그에게 20년 넘는 펀드매니저 시절의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기를 권했다. 그의 경험담이 우리나라 자본시장 역사의 소중한 기록이 될 뿐 아니라 후배 펀드매니저와 일반 투자자에게 귀중한 투자 지침서가 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나 그가 두툼한 원고 뭉치를 들고 찾아왔다. 바로 여기에 소개하는 ‘꿈의 기울기에 투자하라’였다. 초년병 시절 낙관론 일색의 리포트를 믿고 독일 주식에 투자했다가 펀드에 큰 손실을 입히고 좌천 발령받아 좌절에 빠졌던 경험, 삼성전자 우선주, 한국이동통신, 롯데칠성과 같이 저평가돼 있던 주식에 투자해 크게 성공했던 경험, 내부자거래의 유혹에 빠질 뻔했던 아찔한 경험 등을 소개한다. 이들 경험을 통해, 이익이 급증하는 기업은 어떤 시장 위험이 와도 큰 수익을 안겨 준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반면 정직함과 투명함이 수반되지 않는 경영에서 산출되는 재무제표가 얼마나 허구인지도 깨닫게 된다.

해외의 투자 거장과의 만남도 소개하고 있다. ‘주식은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마세요.’ 벽안의 전설로 통하는 칼 밀러로부터 이 말을 듣고 투자의 달인 프랭클린 템플턴이나 워렌버핏이 왜 뉴욕 맨해튼과 멀리 떨어진 곳에 운용 거점을 두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성장주 투자의 거장 해리 세거먼이 한국의 알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을 지켜보며 자신의 ‘꿈의 기울기 투자론’을 완성시켜 나간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추진력은 기업의 실적이며 실적의 단순 크기보다 실적 증가의 기울기가 주가 상승을 가져오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신념을 굳히게 되는 것이다. 신설 자산운용사의 설립에 참가했다가 좌절을 맛보았던 경험을 통해서는 대주주가 자산운용업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지 않은 운용회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의 투자법은 한마디로 ‘역시장접근법’이다. 탐욕과 공포에 좌우되는 군중심리를 역이용하는 투자모델로 기업의 수익, 현금 흐름, 자산가치 등의 분석지표를 통해 기업의 적정가치를 산정한 후, 군중의 공포심리로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을 때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법이다.

또한 그는 ‘주가는 꿈에 의해 오른다’고 주장한다. 때로는 몽상가로 몰리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꿈이 있는 주식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숱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깨닫게 된 올바른 투자 자세에 대해 소개한다. 늘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점에 가보면 일확천금의 비법을 소개하는 재테크 서적이나 해외의 투자 거장이 쓴 투자론을 그대로 소개한 책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저자와 같은 국내 전문가가 국내시장에서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통해 얻은 투자지식을 소개한 책은 그다지 많지 않다. 펀드매니저를 지망하는 학생이나 초보 증권인은 물론 자산운용회사의 경영자, 기업경영자, 기업홍보(IR) 담당자, 일반 투자자들이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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