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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고 찾아가고… MB 온몸 던진 ‘세일즈 외교’ 빛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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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28 01:00:22 수정 : 2009-12-28 01: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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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UAE 대박’ 터뜨리기까지

왕세자 수차례 설득… 프랑스에 기운 결정 뒤집어
친서 전달·한승수 前총리 파견 7개월간 전력투구도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 수주에 숨은 주인공이었다며 청와대가 27일 뒷얘기를 전했다. 프랑스로 거의 기울었던 원전 입찰 경쟁을 이 대통령이 외교전에 직접 나서 한국 쪽으로 뒤집었다는 게 골자다. 현대건설 대표 시절 국내 원전 18기 중 12기를 건설하며 습득한 지식과 식견, 경험을 토대로 원전 수주전을 진두지휘한 셈이다.

◇한전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하게 될 원자력발전소 4기의 조감도. 이 원전은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330㎞ 떨어져 있는 실라(Sila) 지역에 2017년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한국전력 제공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원전 수주전의 사령탑을 맡은 것은 지난달 초부터였다. 세계 원전 시장의 25%를 차지한 프랑스가 앞선 경험에다 지난 5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UAE 방문 등 외교 공세를 펼쳐 우리로선 거의 패색이 짙어가던 시기였다고 한다. 당시 UAE 쪽으로부터 ‘원전 수주는 프랑스에 줄 수밖에 없다’는 간접적 통보를 전해 들은 이 대통령은 이번 입찰에 결정권을 쥐고 있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단순히 원전뿐 아니라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여러분에게 할 수 있다. 기술력도 우리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처럼 모하메드 왕세자와의 ‘전화외교’를 총 여섯 차례 가지면서 집요하게 호소해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UAE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大) 산유국이지만 원유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수십년 뒤 포스트 오일(post oil) 시대를 지금 준비해야 하며 그 인프라, 즉 원자력과 첨단 정보통신, 인력 양성의 상생협력을 한국이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동시에 지난 6월 UAE를 방문, UAE 정부와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던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지난달 중순 다시 UAE로 서둘러 파견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같이 갔다. 이 대통령은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과 UAE 간 정부 차원의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제안하는 친서도 보냈다. 전방위 외교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상황 변화엔 프랑스의 ‘자책골’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프랑스가 핀란드에 짓는 원전 프로젝트가 2년 연기되면서 신뢰에 금이 가게 됐다.

이런 흐름에 맞춰 이 대통령은 UAE에 방문 계획을 타진했고, UAE로부터 “방문해도 좋다”는 답변을 듣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돌아온 직후였다. 이 대통령은 이때부터 원전 수주를 위한 끝내기 작전에 들어갔고 26일 UAE를 전격 방문한 것이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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