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 “타기관과 마찰” 시민단체 기대·우려 교차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무총리 소속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계좌추적권까지 갖겠다고 나서자 검찰이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참여정부 시절 검찰을 그토록 괴롭힌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론 부활을 우려해서다. 학계와 시민단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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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오의 야심’, 국민권익위원회의 변신은 성공할 것인가. 국민권익위의 권한 강화 추진이 파문을 일으키며 정국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권익위원장이 25일 이동신문고가 열린 전남 장성군 노인복지시설 프란치스코의 집을 방문해 노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아직 독자적 계좌추적권은 갖지 못한 상태다. 계좌 추적을 포함한 강제수사권 확보는 공정위의 오랜 숙원사항이지만 법무부·검찰의 반대에 가로막혀 실현 가능성은 낮다.
권익위가 요구하는 건 계좌추적권만이 아니다. 입법예고된 개정안에 따르면 권익위는 공공기관과 공직자의 부패 정보 수집을 위해 관계기관에 수시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권익위는 청렴도 평가 대상자한테 병역, 출입국 관련 기록과 재산 내역, 범죄경력까지 요구할 방침이다.
고위 공직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수사기관 설치는 2000년대 들어 꾸준히 거론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정리됐으나, 고위 공직자 비리 전문 수사기관 설치를 공약으로 내건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공수처 신설론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론과 맞물려 검찰을 자극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중수부를 없애려거든 먼저 내 목을 치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중수부는 존치 쪽으로 결론이 났다. 공수처 설치도 5년 내내 논의만 하다가 무산됐다.
재경지검의 한 간부는 사견임을 전제로 “권익위의 계좌추적권 요구는 수사권 요구나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이 반대할 테니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권익위가 보내온 입법예고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 시민단체의 의견은 엇갈린다. 연세대 김종철 교수(법학)는 “부패방지위원회 등 3개 위원회가 합쳐져 만들어진 권익위가 계좌추적권을 갖게 되면 공직자 비리 등과 관련해 검찰과 경쟁 체제가 조성돼 부패 조사 등에 있어서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재근 행정감시팀장은 “부패 방지와 관련해 권익위 독립성이 강화되고, 계좌추적권 등도 추진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며 “검찰이 자신들 권한을 나눠가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는 건 밥그릇 지키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수 대변인은 “사회지도층 부패 근절을 위한 권익위 시도에는 동의하지만 이재오 위원장 부임 후 권익위 위상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다른 기관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협의와 조정을 거쳐 갈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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