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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는 역시 길조"

입력 : 2009-10-18 13:49:21 수정 : 2009-10-18 13: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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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는 역시 길조(吉鳥)였다.

제주를 찾은 제비들은 해충 방제비로 ‘20억원 규모의 박씨’를 물어다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찬열 박사팀이 제주도에서 최근 4년간 매년 9월1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제비 센서스에서 약 10만 마리의 제비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정도의 제비 무리는 약 4000ha에 걸쳐 해충을 방제했고, 핵타 당 해충방제비로 환산할 경우 약 20억 원의 해충 방제를 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18일 밝혔다.

박찬열 박사팀은 이번 제비의 해충 구제 효과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4년간 매년 9월1~3일 도내 10여 곳 주요 조사지점에서 제비 분포를 확인하는 센서스조사와, 올해 4~7월 동안 서귀포시 토평동 난대산림연구소 관사의 제비 둥지에 ‘무인영상 기록장치’를 설치, 제비가 번식하는 모든 과정을 촬영 분석해왔다.

무인영상기록장치에서 조사된 바에 의하면 하루 평균 어미 제비 한 마리가 350회 먹이를 새끼에게 먹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같은 먹이 전달 횟수는 암수 어미제비가 차이가 없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일 년에 제비 한 마리가 평균 5만2500마리의 벌레를 먹이로 이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제주도에서 여름을 나는 약 10만 마리의 제비는 ‘천연방제 헬기’ 역할을 하면서 20억원 상당의 해충 방제 효과를 나타냈고, 제비 한 마리 당 2만원의 해충 방제비를 절약케 해준 셈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없지않다.

강남으로 먼 여행을 가기 전에 도심지나 마을 어귀 전깃줄 등지에서 잠을 자면서 배설물을 마구 쏟아내는 바람에 제비가 주민들이 불쾌해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 박사는 “그동안 길조로 알려진 제비가 우리에게 얼마나 이로움을 주는지, 그리고 해로움이 있다면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실시했다”며 “처음 진행된 이번 연구를 통해 제비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임창준 기자 cjuny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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