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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옵 5차전, '김첨지' 김현수의 운수 좋은 날?

입력 : 2009-10-14 16:25:39 수정 : 2009-10-14 16: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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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소속 김현수 선수가 '김첨지'라는 색다른 별명을 얻었다.

 

김현수는 지난 1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회초 SK 선발 카도쿠라로부터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플레이오프 4경기 14타수 2안타로 부진했던 김현수가 모처럼 부활포를 쏘아 올린 것. 김현수는 양손을 불끈 쥐고 환호성을 지르며 홈런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이 기쁨도 잠시.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다음 타석인 김동주 선수가 1스트라이크를 받자마자 경기가 중단됐고, 경기는 이렇게 '노게임' 선언이 됐다. 당연히 김현수의 홈런 기록도 취소됐다. 10분 전만 해도 환하게 웃던 김현수는 흰 수건을 머리에 올려놓은 채 멍하니 하늘만 바라봤다.

 

네티즌들은 홈런을 치고 환하게 웃는 김현수의 모습과 비를 쳐다보며 멍하게 있는 김현수의 모습을 비교하며 '김첨지'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이는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따온 것으로, 모처럼 좋은 일이 있었으나 마지막은 비극인 소설 내용과 김현수의 홈런 취소가 비슷한 것에서 착안됐다. 인터넷에는 소설 속 대사를 패러디해 "홈런을 쳤는데 왜 경기를 안 해" "어쩐지 오늘은 공이 잘 맞는다 했더니"라는 글이 올라왔다.

 


<김첨지의 운수 좋은 날 中 일부>

 

이에 몇몇 네티즌들이 '김첨지'를 활용한 패러디작품을 만들어내 야구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디시인사이드 LG 트윈스 갤러리 이용자 '황족엘쥐'는 만화가 '무적핑크'의 웹툰 '실질객관동화-운수 좋은 날'을 패러디한 '김첨지의 운수 좋은 날'을 제작해 열띤 호응을 얻었다. 비를 맞으며 "요 근래 볼넷조차 궁했는데, 오늘은 홈런이 웬 말"이라며 "운수 좋은 날"이라고 말하는 김첨지는 집에 들어와 "야갤 잉여들, 내가 홈런 쳤는데 나와보지도 않아. 주야장천 까기만 하면 제일이야"라는 호통과 함께 집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고, 결국 "뭘해도 까일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그린 신소설"이라는 멘트로 패러디는 마무리된다.

 

롯데 자이언츠 갤러리 이용자 '녹차누님'은 원작소설을 패러디한 장문을 글을 공개했다. "'우천 취소될 날 내가 홈런을 치다니, 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야'하고 김현수는 엉엉 소리내어 운다" ""이 방수포! 이 방수포! 왜 똑바로 펴지질 못하고 1, 2루만 덮느냐, 응" "홈런을 쳐 놓았는데 왜 경기를 못하니, 왜 경기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이라는 글에서 김현수가 느꼈을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또한, 비를 보고 아쉬워하는 김현수의 모습을 인력거에 합성한 '김첨지' 이미지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연이은 패러디 게시물에 야구팬들은 "감정이입해서 눈물 날 뻔했다" "우리 선수 아니지만 불쌍하다" "김현수 어떡하느냐"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디시뉴스 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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