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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노벨평화상 수상 '자격' 논란

입력 : 2009-10-09 20:38:54 수정 : 2009-10-09 20: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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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 업적 없다" vs. "기대.격려에 방점"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정된 것이 이미 성취한 '업적'보다는 '격려'에 방점을 둔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노벨상 선정 기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노벨상 중 유일하게 평화상만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인류의 협력과 국제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크게 노력한 공로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제분쟁 해결, 핵무기 없는 세상,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미국의 건설적 역할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아직은 그 원칙과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성과로 가시화된 것은 많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노벨위원회가 알프레트 노벨의 유지에 따라 "국가 간 유대, 군축, 평화회의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최선의 또는 최대의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평화상을 수여한다는 점에서 크게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일정한 수상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으나 그 시기가 다소 빠르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마감시한인 지난 2월1일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2주째를 보내고 있었다. 미국 최초의 유색인 대통령으로 세계인들에게 일방주의보다는 다원주의, 무력보다는 타협 등에 대한 강한 희망을 심어줬지만 시기적으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문제 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고 지난 4월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프라하 연설도 그가 비핵화 구상을 밝힌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종착점을 예상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의 부시 행정부보다는 훨씬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경기침체, 실업률, 의료보험 개혁 등의 문제로 그의 지지도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변수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취임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혔던 중동에서는 이제 그의 '한계'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이 수상자 발표 직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한 '오바마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코너에도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따라 오바마의 등장으로 인류가 대립과 반목으로 인한 파멸을 막고 평화공존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진 상황에서 그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노벨평화상의 궁극적 목표인 세계평화를 더욱 확고하게 이뤄내겠다는 의도에서 노벨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취임 초기의 오바마 대통령에게 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지난 108년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선도하고 있는 바로 그 국제적 정책과 태도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힌 것도 과거의 성과보다는 격려의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간주된다.

위원회는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가 지난 1년 사이 한 일들을 평가한 것이라면서도 "이것(노벨평화상 수상)이 그가 하려고 하는 일들을 발전시키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르티 아티사리 전(前) 핀란드 대통령이 올해 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가 중동평화 진전을 고무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을 수상자로 결정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의회가 선출한 5명의 노벨위원회 위원의 만장일치로 수상자를 결정하지만 마지막 회의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단순 과반수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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