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고구려 계승 입증” 러시아 연해주 중북부에 위치한 발해시대 성터에서 고구려 양식의 대형 쪽구들(부분 온돌)이 발견됐다. 쪽구들은 방 전체를 난방하는 한반도 온구들의 전 단계로 발해 변방지역에서도 고구려 영향이 강하게 남아 있음을 방증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 |
◇러시아 연해주 중북부 콕샤로프카-1에 위치한 발해 성곽 유적을 조사 중인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성내 대형 건물터에서 두 줄의 고래(사진 위쪽)가 있는 쪽구들과 굴뚝 시설(아래쪽)을 발굴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
연구소에 따르면 각각의 건물은 동서 10m, 남북 12m 규모의 방, 아궁이에서 굴뚝까지 15m의 두 줄 고래(불길이 지나는 통로)가 있는 쪽구들, 5×5칸 규모의 다듬은 방형 주춧돌, 작은 강돌로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점토로 벽을 만든 구조로 돼 있었다.
고래 내부에서는 재를 가리앉히기 위해 설치한 턱인 부넘기와 연기의 역류를 방지하고 불길이 잘 빨려들어가도록 한 개자리(고래보다 더 깊게 판 고랑) 등 한반도 구들의 전형적인 특징들이 확인됐다.
또 ‘ㄱ’자로 꺾어 건물 밖으로 길게 이어 연기를 배출하는 굴뚝 시설은 발해 중심지였던 상경 용천부나 중경 현덕부 등에서도 확인된 것으로 고구려 지안(集安) 동대자 유적과 평양 정릉사지 등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띠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 등 재질과 제작기법, 형태에서 고구려 토기와 상당히 유사한 토기도 함께 출토됐다.
김동훈 학예연구사는 “콕샤로프카 같은 발해 변방 지역에서도 고구려와 한민족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는 등 발해의 국가적 정체성은 고구려를 계승했음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