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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좌빨' 김문수·'보수꼴통' 조갑제가 만나다

입력 : 2009-09-18 23:01:28 수정 : 2009-09-18 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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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류국가에 목마르다’ 주제 놓고 대담집 꾸며
  ‘꿈꾸는 정치인 경기도지사’ 김문수와 ‘대한민국 대표 논객’인 조갑제가 만났다. 한때 ‘사회주의 혁명가’로서 세상을 바꾸는 꿈을 꾸며 두 번이나 수감됐던 김문수, 박정희 시대와 전두환 시대 초기에 해직기자였던 대한민국 대표기자 조갑제.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일반명사화 된 이름 ‘김문수’와 ‘조갑제’로 평가되고 있고, 또 어떠한 어젠다, 비전을 제시하는지 궁금하다. 대담집 ‘나는 일류국가에 목마르다-김문수 조갑제 할 말은 한다’(김문수·조갑제 지음, 북마크, 1만6000원)에서 이 두 당대인은 사고의 ‘초보적 인식에서 확신의 단계로, 거기서 자기 수정의 성찰적 단계로, 더 나아가 실천을 통한 검증의 단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 주필을 역임한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는 추천사에서 “김문수와 조갑제 두 사람은 다 고뇌하고 헌신하고 분노하고 모색하면서 긴 여정을 걸어왔다”면서 “이제 그들은 보수든, 진보든, 발전이든, 인권이든, 삶의 질이 선진화든, 그리고 21세기 한국이든…모든 유의미한 명제들이 대한민국 헌법질서라는 지붕 아래 함께 포괄될 수 있고, 오직 그 지붕 아래서만 성립 가능하다는 것을 명료하게 결론짓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자네를 필요로 하지 않아. 자네는 필요 없어. 자네는 자네 일을 택해야지. 노동자가 자네를 필요로 할 때는 그 사람들이 뭘 모르고 있을 때였다. 지식을 필요로 할 때 자네를 필요로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노동자들이 다 안다. 그 사람들도 생각할 능력이 생겼고 그들도 먹고 살려고 노조를 만들고 하는 거다. 그런데 자네가 뭐 때문에 거기서 얼씬얼씬하면서 사는가?”

 대학 은사이자 평생의 멘토인 안병직 서울대 교수의 이 한마디에 노동운동가 김문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깊이 되돌아보게 된다. 박정희 정권 시절 자동차공장, 포항제철 설립,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했던 그때의 생각들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훗날 고해성사하는 배경에 유난히 오래 시선이 머문다.

 ‘대한민국 대표 보수논객’ ‘수구꼴통’ 등으로 불리는 ‘조갑제닷컴’의 대표 조갑제는 헌법적 가치와 질서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북한정권과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종북(從北)으로부터 대한민국의 국법 질서를 수호하고, 그 바탕 위에서 법치, 안보, 시장경제의 기본을 지켜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워 일류국가로 매진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키고 전파하는 전도사의 역할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 그의 철학과 신념, 대(大)기자로서의 소신을 행간마다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대담집이 가져다주는 기쁨이다.

 다음의 대담집의 주요 내용이다.

 1장 ‘자유민주주의의 초상(肖像)을 찾아’에서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주된 내용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제대로 실천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들은 보수이며, 리더이다. 현재까지 우리의 정치사를 돌아보면 승자독식의 정치문화가 계속되어왔는데 소수자나 패배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그들을 말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사회로 변질의 염려와 함께. 그들은 경쟁을 하되 승자가 패자를 배려하고,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승복하는 체계가 이상적이라고 해답을 제시했다. 이와 같이 자유민주주의는 생태계를 닮았다. 생태계에서는 공영은 아니더라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공존 속에서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 즉 헌법적 질서가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2장 ‘양반에서 좌익수까지’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지나온 세월에 대해서 자세히 풀고 있다. 서당에 다니던 어린 시절부터 서울대학교에 입학 후 2번씩의 재적과 투옥, 그리고 부천 소사구의 국회의원에서 현재 경기도지사까지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의 삶은 성장의 연속이었으며, 바닥에서의 시작과 실제 현장 속에서의 ‘사람 김문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진정한 사회운동가였던 젊은 시절의 그와 헌법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김문수 도지사의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인생의 굴곡 속에 대한민국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3장 ‘사람들, 그리고 북한’에서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천성이 시인으로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졌던 문익환 목사. 비록 독재정부긴 했지만 우리나라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본인과 북한 모두가 인정한 재독일의 북한공작원 윤이상 등을 거론하며 대북관계 및 대북정책까지도 논하고 있다. 북한의 주민도 대한민국의 주민으로 해야 한다는 결론과 함께 한반도의 유일한 국가인 대한민국이 인권을 무기 삼아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4장 ‘새로운 길’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젊은 시절 사회주의자로서 느낀 사상적 변화를 말하면서 시작된다. 노동자들은 운동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안병직 교수의 말을 들은 청년시절의 김문수는 조금씩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있었다. 좌와 우, 모두를 경험했던 김문수에게 듣는 우파의 단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여는 바탕이 되었으면 한다. 서울대에 입학 후 졸업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그와 같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위해 많은 젊은이들의 희생이 필요하며 그들의 희생 때문에 불가능하지 않다.

 5장 ‘명품 국회의원 김문수’에서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김문수가 등장한다. 바닥 출신임을 자청하는 그가 부천 소사구에 출마했을 당시, 그 지역구민들이 가장 바라고 원하는 마음을 읽어 지하철의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직후 그 일에 몰두했던 그의 모습은 공약과 실천은 한 덩어리라는 느낌을 새삼 잊지 않게 한다. 서울에 살지 않고 지역구에 사는 국회의원, 자신만의 시간이 없는 국회의원, 대통령과 국회의원도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국회의원, 시민이 밥을 사주는 국회의원, 의정보고서를 자주 만들어 시민들에게 직접 건네는 국회의원, 헌정 사상 최초의 개혁 공천이라고 불렸던 그 당시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사람이 바로 김문수였다. 그와 그 시대를 지내며 기자로서 큰 역할을 한 조갑제를 통해 공직사회에 대해, 퍼블릭 마인드에 대해, 청빈에 대해, 국회와 언론에 대해 들어보자.

 6장 ‘경기도지사는 비상(非常)한 일이 많다’에서는 도지사로서의 김문수를 만날 수 있다. 그는 ‘규제’에 대한 포문을 먼저 열었다. 국민의 활력을 죽이는, 자유로움을 억제하는 규제를 말하면서 없어져야 할 규제라고 소리 높여 말한다. 자유가 밑천인 우리나라에서 규제를 없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는 김문수 도지사는 개인의 자유를 늘려 명실상부한 자유주의 국가를 꿈꾼다. 경기도지사 김문수는 외국인과 내국인의 투자유치를 위해 힘쓴다. 도민들을 위해 대중교통 환승할인제를 이끌어낸 그는 ‘벼룩의 간을 빼서 경기도민에게 나눠줄 사람’이라는 말까지 들은, 도민을 위한 행정을 진행해왔고 계속 추진할 것이다. 그리고 대기자로 우리 사회의 많은 이면은 잡아냈던 조갑제와 함께 주인이 국민인 방송과, 대북정책에 대한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그 비판 속에 근저는 바로 헌법정신이다.

 도발적인 두 사람의 만남이 책임지지 않고, 국가관이 혼미한 현실 세계에서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기자 만의 느낌일까.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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