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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1인가구 관련산업 급부상 할 것”

입력 : 2009-09-10 16:22:37 수정 : 2009-09-10 16: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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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개발연구원 변미리 연구위원

 ‘혼자사는 건 선택의 문제’ 인식변화 갈수록 늘어나

[이코노미세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1992년 서울시에서 출연한 기관으로 도시계획, 사회복지, 행·재정 등 도시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올 1월 서울시 1인가구 증가와 도시정책 수요, 특성 등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창의시정연구본부 변미리 연구위원을 만나 한국 1인 가구 현황과 전망, 대응책에 대해 들어봤다.

- 우리사회에서 1인가구의 의미는?

1인가구는 전문직, 화이트 컬러 중심의 30·40대로 구성된 골드 미스·미스터의 비취약계층, 우울한 싱글인 산업예비군, 해체된 가족의 결과인 불안한 독신자, 고령사회의 중심세력으로서의 실버세대 그룹 등의 취약계층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골드그룹은 결혼을 필수 아닌 선택 으로 여기는 화려한 싱글 집단으로 도시문화 형성에 기여해 시장의 포섭 대상이 된다. IMF이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컨설팅, 파이낸스, IT관련 등 새로운 전문직종이 생기자 늘어난 집단으로 ‘럭셔리’와 ‘퀄러티’에 관심을 둔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뉴욕의 이미지를 높인 사례와 같이 사회의 부가가치를 더하는 역할로써도 중요한 집단이다.

반면 이들과 달리 대다수 서울 1인가구는 취약계층이다. 노동시장에 편입되지 못한 산업예비군(청년실업), 가족해체와 실업으로 형성된 독신자, 실버세대들이 이 계층으로 빈곤의 문제를 안고 있다. 1인가구 10명중 7~8명이 200만원 미만 소득계층이며 취업자의 과반수가 서비스직과 판매직 등 블루 컬러 직업군이다.

- 1인 가구 수, 성·연령별 비중은?

북유럽은 2006년 기준으로 1인가구가 40%에 근접했다. 노르웨이는 전체 가구의 38.5%, 독일 37.5%, 프랑스·벨기에는 33% 등으로 우리가 겪는 1인 가구 현상을 거친 상태다.

반면 초고령사회로 유명한 일본은 국가 전체로는 1인가구가 29%인 반면 동경은 42%에 이른다. 도시라는 공간이 익명성을 보장해주고 편의성을 제공해줘 시골에 비해 비중이 크다.

한국은 진입 추세로 1인가구가 25% 정도이고 서울과 시골의 비중 차는 크지 않다. 성별 비중은 (2005년 기준 인구센서스) 1995년 비슷해졌으나 2005년 들어 여성이 많아졌다. 연령

대별로 차이가 있는데 30대 미만은 비슷한 반면 30~50세까지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높다. 이는 30대의 경우 결혼 적령기가 여성에 비해 많고 40대는 기러기 아빠가 되거나 이혼에 따른 싱글남이 많기 때문이다.

- 사회·경제적 파장이나 전망은?

소비산업으로 보면 이미 언급했던 30·40대 전문직종의 골드집단은 전체지출 중 개인을 위한 소비가 많다. 애완동물샵이나 병원, 용품판매점, 싱글여성의 경우 남성의 힘이 필요한 부

분의 서비스 업, 책읽어주는 남자 와 같이 한 시간씩 이야기 할 수 있는 업종들로 가족의 역할을 대신할 서비스 산업들이 부각될 것이다.

1인가구들은 빨래방이나,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상점, 혼자가기 쉬운 식당 등이 주는 편의성 때문에 이 상권이 형성된 지역에 몰려 산다. 따라서 1인가구가 주거단지 중심으로 늘어난다면 주변 지역에 혼자 먹는 고품격 식당, 1인 테이블 커피숍 등의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오피스텔도 서양의 경우처럼 가구가 이미 배치돼 가방만 들고 들어가 사는 렌트 개념으로 차츰 바뀔 것이다. 또 경제력을 지닌 지금의 40·50대 베이비 붐세대가 10년 후면 실버세대에 포함돼 1인가구 편입 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1인 가구는 고립될 가능성이 높은 집단이다. 혼자살기 때문에 격리될 가능성도 많고 한마디 말없이 몇날 며칠을 살수도 있다. 고시원 방화사건처럼 고립은 공동체 관점에서 사회에 통합 못할 때 일탈 행동의 가능성을 높인다. 사회 구성원에 속하지 못해 사회적 문제가 쉽게 도래한다는 점에서 이 집단을 분리해 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사회 통합 개념으로써 정책 접근이 있어야 한다.

기러기 그룹과 이혼 후 혼자되는 그룹이 겪을 정신적 불안도 고려의 대상이다. 의학보고서에서도 혼자 사는 사람들의 경우가 자살과 암 발병 확률도 높다고 발표했다.

건조한 정신과 개인주의 확산은 취약계층 뿐 아니라 전문가 직종에도 포함된다. 영화 공공의 적 의 이성재 캐릭터나 피해는 주지 않지만 ‘결혼 못하는 남자’의 지진희 캐릭터도 사실 독특한 케이스다.

- 사회적 인식도 변했나?

30년 전엔 여성의 사회활동을 동정적으로 봤으나 현재는 능력이라고 여긴다. 이와 마찬가지로 1인가구를 비정상적으로 여기는 편견은 줄었고 동전의 양면처럼 1인가구는 증가했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주변의 시선이 불편하다’ 12%, ‘보통이다’가 50%로 나타났다. 레즈비언, 게이 등의 동성 커플, 필리핀, 베트남 여성과의 혼혈 결합 다문화 가정, 이혼 부부의 재결합 등으로 가정의 범주가 다양해져 사회 소수자들에 대한 포용력도 높아졌다. 이에 비하면 1인가구는 비교대상범주에도 들지 않는다. 현시대는 나와 다르기 때문에 비정상으로 여기는 시대가 아니다. 따라서 혼자 사는 남자를 잠재적 성 범죄자로 여겼던 시선들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가치면에서도 여성들의 변화가 크다. 혼자 사는 것이 선택의 문제 라는 비율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높고 사회진출을 필수로 여기는 여성의 비중도 크다. 사회진출이 많아지다보니 출산율은 낮아진 반면 출산 평균 연령이 30.9세로 40대까지 출산을 하고 있다.

- 정부, 지자체 대책은?

설문조사에 의하면 1인가구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주거관련 비용을 꼽았다. 국내 주거형태는 대부분 4인 가족 중심으로 형성 돼 혼자 살기에 큰 단독주택, 아파트가 많다. 혹은 닭장같이 아주 작은 형태나 가격이 높은 오피스텔로 1인가구들은 주거 구입 시 선택의 폭이 적다.

미국의 경우, 주택정책 또한 4인 가족 중심으로 형성돼 1인가구가 영위할 세금 혜택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정책이 1인가구를 스치는 집단으로 여겨 정책적인 혜택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인가구는 전체 인구에서 비슷한 비중을 유지하거나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따라서 소형주택 보급을 확대하고 아파트 우선권 등을 지원하는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 집단을 잠시 존재하다 사라질 집단으로 간주하면 안 된다. 

전지현 기자 gee105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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