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명길의 연애공작소] 남자들의 ‘야동문화’

관련이슈 연애 공작소

입력 : 2009-09-15 15:18:54 수정 : 2009-09-15 15:18:54

인쇄 메일 url 공유 - +

남성을 타깃으로 만든 철저한 ‘상업적 음란물’
여성을 공격하며 쾌락얻는 ‘대리만족’ 느끼는 듯
29살 혜미씨는 우연히 남자친구의 컴퓨터를 보다 충격을 받았다. 음악을 듣기 위해 실행한 플레이어의 재생목록에 이상한 제목의 영상들이 잔뜩 저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황한 혜미씨는 일단 모른 척 하고, 이 사실을 남자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 털어놨다.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부분의 남자들이 포르노, 이른바 ‘야동’을 보기 때문에 그것이 특별히 비정상적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조언을 해줬다. 정말 친구의 말처럼 대부분의 남자들이 야동을 좋아할까?

굳이 설문조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많은 남자들이 야동을 보는 것은 사실이다. 남자들이 야동을 좋아하는 것은 남자아이들이 변신로봇을 좋아하는 것과 같다. 그 속에는 남자들의 로망과 판타지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야동은 단순한 동영상이 아니라 만들어질 때부터 철저하게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상업적 음란물’이다.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주 소비자인 남성들의 성적인 판타지를 최대한 반영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인지 야동 속 남녀관계는 대부분 ‘갑을 관계’로 돼있다. 능동적이고 지배적인 남성은 수동적이고 마조히스트적 성향을 가진 여성을 공격하며 쾌락을 얻는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같은 절대적 힘에 대한 동경을 가진 남자들이 야동 속 주인공의 그 놀라운 힘(?)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랄까?

반대로 그만큼 여성들은 야동을 좋아하지 않고, 심지어 남자친구가 그런 영상을 보는 것조차 싫어한다. 사랑 없는 비정상적인 성관계에 집착하고, 여성을 공격과 쾌락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야동을 보며 여성들이 반감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지도 모른다.

이명길 듀오 대표연애강사
언젠가 남자친구의 컴퓨터에서 야동을 발견한 한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야동CD 100장을 구워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주 질리도록 보여줘서 다시는 생각이 안 나게 할 계획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테라바이트 단위 수준의 정보를 친절하게 모두 공유하고 있는 남성들의 야동 문화를 볼 때 그 계획은 실패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전에 구성애 선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녀가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알았다면 무조건 나무라기보다는 먼저 휴지를 좋은 것으로 사줘라.” 자위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취지다. 야동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남자친구가 그것을 본다고 해서 변태 취급을 하거나 범죄자 보듯 할 필요는 없다.(물론 국내에서는 포르노 자체가 불법 영상물이다) 다만 혹시라도 자신을 감독이라고 착각하지 않도록 영화와 현실의 차이는 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100% 만족을 주는 슈퍼맨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한다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따금 야동의 긍정적인 효과로 ‘성 교육적 측면’을 강조하는 분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한번 더 강조하면 야동의 목적은 ‘교육’이 아닌 ‘판매’이고 그 상황이 실제가 아닌 연출된 영상인 만큼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꼭 교육이 필요하다면 ‘불법 교재’가 아닌 합법적이고 긍정적인 교재를 활용하는 것이 연인이나 부부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영화는 영화일 뿐 따라 하지 말자.

듀오 대표연애강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지수 '시크한 매력'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
  • 스칼렛 요한슨 '아름다운 미모'